돌격! 2013년 12월 17일 조국의 창끝, 전선의 최북단 135기보 백호 대대에 당당히 자원입대한 일병
김상우입니다. 최근 군 입대를 앞둔 청년들은 군대를 최대한 피해보고자 하는 데에 반해, 저는 군대를 9년간
짝사랑하게 되어 결국 군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현재 열렬한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군대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 중 한명이었습니다. 20대의 피 끓는 청춘과 젊음의 열정을 군대라는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생활을 하는 곳에서 소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집안을 지탱해야 할 가장 역할까지 도맡으며 군 입대라는 문제 이외에 여러가지 문제가 제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이렇듯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군 입대가 무기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가장의 역할에 몰두하여 필요로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도 아직 군 입대는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저에게 많이 벅찬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신체검사에서 120kg의 무게로 과체중 판정과 동시에 4급 판정을 받고 귀향조치를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지만 4급 판정을 받은 뒤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저 시청이나
보건소에서 공익근무요원 복무로 낮에는 군 복무 임무를 수행하고, 밤에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며 가장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다행이고 기쁘게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하나 둘씩 만기복무로 전역하는 친구들의 만남
속에서 제 자신 스스로 많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내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가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라면 다 할 수 있는 군 생활을 나는 무엇 때문에 하지 못하는가? 내가
만기 전역한 친구들보다 모자란게 무엇인가? 군 생활도 완수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은 내 생애에서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등등 대한민국 남자만의 의무이자 특권인 군 입대에 대한 내 자신 스스로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동시에 군 생활과 함께 어려운 우리 가정에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 두 차례의 해군 부사관을 지원하였습니다. 하지만 부사관이 되기 위한 길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서류심사, 체력심사, 면접심사 등 어려운 난관을 9번이나 맞딱드렸고, 그 결과 다 통과하였지만 최종합격 이후
두 번이나 체중과 간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등 혈액이상으로 4급 판정을 받으며 다시 귀향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같은 귀향조치이지만 두 번째 군입대에 대한 시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대에 대한 등을 돌렸던 내가, 군대에 등 돌림, 시련을 당해보니 군대에 대한 애정이 이젠
집착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1년 동안 군 입대에 대해 본격적인 구애작전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부사관의 꿈은 포기했지만,
군입대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저에게 군 입대에 대한 시련을 안겨준 체중을
조절하였습니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조절로 20kg 감량에 성공하였고, 체중감량과 동시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던 혈액, 간, 콜레스테롤 수치 등도 정상적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드디어 2013년 12월
자랑스러운 제 8기계화보병사단, 오뚜기 부대와 연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 입대와 동시에 경험해 보지도
않은 것에 지레 겁을 먹고, 군 입대를 회피했던 겁쟁이였던 제 모습을 반성하였습니다. 군 입대 후, 군 입대를
위해 준비해왔던 운동과 식이조절로 인해 체중조절에 탄력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4개월만에 25kg 감량에
성공하며 동시에 사단장님으로부터 표창도 받았습니다. 평생 무거운 몸으로 남의 눈치만 보며 살아갈 것만
같던 제 모습을 탈피하며 저의 자존감은 상승했고, 나의 건강을 위한 행동이 남들에게 모범이 되고,
표창장까지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엇이든 도전하면 다 성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 결과
현재는 제 8기계화보병사단에서도 전선의 최북단에 있는 135기보대대, 일명 백호대대에서 백호와 같이
맹렬하고 용맹스러운 M60사수로 임무수행 중 입니다.
아직도 군 입대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군 입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나의 예비 전우들에게
두 가지 강조하고 싶습니다. 먼저 광대한 공간적 공유지인 사회는 학연, 지연, 소속감, 여가활동 등을 공통으로
공유하는 사람들과 무리지어 생활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군대는 사회 속에 또 다른 사회라는 말이 있듯이
학연·지연·소속·취미 등을 막론하고 가장 수평적인 관계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쌓으며 여러가지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간접체험이 곧 경험으로 승화되어 우리가 곧 맞이하게 될 소용돌이 속
사회에서의 안목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통해 나의 적성을
찾고 그 사회 속에서 내 위치를 계획하고 재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바로 군대입니다. 다음으로 군
입대를 통해서만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전우애’를 느낄 수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곳에서 자며, 같은 명령을 하달 받고, 같은 행동으로, 다 같이 고생하며 단순한 외형적 동질감을
넘어서 내형적 동질감, 즉 전우애를 느끼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 ‘전우애’라는 내형적 동질감은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내형적 동질감인 ‘전우애’는
사회라는 큰 공간적 공유지에서 매우 크게 작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해병들의 전우애는 사회에서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오직 한 가지 ‘기수’를 통해서
사회 속에서의 나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게 됩니다. 이 해병들이 ‘전우애’ 공감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됩니다. 어느 덧 군대와 연애하게 된지 4개월째입니다. 저와 군대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남부러울 정도로 열렬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나 자신을 믿는다’ 는 자기신뢰 이 두 가지라며 군대와의
짝사랑에서 벗어나, 군대의 마음을 사로잡아 당당하게 군대와 연애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아들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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