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설 연휴 엄마 마음 “배 곯는 아이 없었으면~”

조우옥 2015. 2. 20. 07:46

설 연휴 엄마 마음 “배 곯는 아이 없었으면~”

[특집 ‘우리 가족의 설 연휴’] ② 자식같은 결식아동들 연휴기간 급식 지원

 

[강원 속초]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설 명절이 다가왔다. 때때옷을 입고 웃어른께 세배를 하며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그리 넉넉하진 않았지만, 배를 곯지는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즐거워야 할 명절에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배를 곯는 아이들이 있다.

‘아직도 끼니를 거르는 아동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다. 2013년도 보건복지부 아동급식 지원 현황에 따르면, 결식아동수는 412,092명에 이른다. 가장의 실업에 이은 부모의 이혼과 가출로 인한 가족해체 등의 문제가 맞물려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들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결식이라는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속초시에도 이런 아이들은 존재한다. 결식아동은 방학 때 특히 증가하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 속초시는 방학 중 3억2천7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결식우려아동 1,117명에게 도시락 배달 서비스와 꿈자람카드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이어 설 연휴에도 결식우려가 있는 아동의 급식 지원을 위한 특별대책반을 꾸린다.

결식우려대상 1,117명
속초시에만 결식우려아동이 1,117명에 이른다. 그마저도 전수조사를 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를 통해 2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총 23백만 원의 예산을 투입, 도시락 배달을 하라고 했다. 5일동안 하루에 한 끼 4,000원씩 한 아동당 2만 원씩을 지원하는 셈이다. 다만, 현재의 물가를 반영한다면 4,000원이 그다지 영양이 풍부한 식사메뉴를 구성하기엔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꿈자람카드를 사용 중인 박승현(16세) 군은 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장애가 있으신 아버지, 남동생과 한부모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비로는 세 끼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형편조차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 군은 “자장면 한 그릇만 해도 5,000원임을 감안한다면 한 끼를 해결하기엔 부족한 금액”이라며 “그래서 음식점보다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음식들이라곤 삼각김밥, 빵, 라면 정도가 전부”라고 말했다. 일반 가정에서는 어쩌다 먹는 별식이 이 아이들에겐 끼니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나는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남자아이와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며칠 전, 큰 아이의 친구가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자신이 점심을 사겠다며 치킨을 주문하고는 2만 원을 서슴치 않고 계산하는 것이 아닌가! 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5일 동안 2만 원의 금액을 지원받아 4,000원의 한 끼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결식아동들의 현실을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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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자람카드는 4,000원의 단가로 해당업체에 직접 방문하거나 배달서비스를 이용해, 대상아동이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메뉴도 한식, 중식, 부식, 제과점, 떡집 등으로 다양화해 편의점 및 일반 음식점과 마트 80여 곳을 운영 중이다.

아동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각 가정에 가맹업체 현황을 공지하고, 도시락 지원업체는 설 명절 연휴기간 5일분을 연휴 시작 전인 2월 17일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메뉴도 설 명절 음식 중심으로 떡, 과일, 고기 등의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대상 아동들에게 해당업체의 정보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지는 다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봄을 알리는 입춘이 이미 지났지만, 아직도 옷을 여미게 되는 쌀쌀한 날씨가 채 가시지 않았다. 모쪼록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우리 아이들이 따뜻한 관심 속에 설 연휴를 풍족한 명절로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아가 한 끼 해결에만 초점이 맞춰져 단순화 돼버린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 사업이 대상자들을 좀 더 세심하게 배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돼나가길 바란다.

김경미
정책기자단|김경미kimanba@naver.com
"비록 구름에 가려 해가 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해가 있음을 믿노라."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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