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식사 후 커피 대신 오늘은 문화 한 잔?

조우옥 2015. 2. 27. 09:05

식사 후 커피 대신 오늘은 문화 한 잔?

[특집 2월의 ‘문화가 있는 날’] ① 재즈와 함께한 용인시청 런치콘서트

[경기] “밥 먹고, 재즈 공연 보고 들어가자!”

함께 외근을 나온 직장 선배의 말이다. 연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여러 정보들을 보여주면서, 나에게 늘 마시던 커피 대신 ‘문화 한 잔’을 권했다. 오늘(2월 25일)은 매.마.수(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문화가 있는 날’이 점점 국민들의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용인시청 로비에 마련된 ‘문화가 있는 날’ 재즈콘서트 현장.

 

문화가 있는 날이 직장 문화마저 바꿔놓고 있다. 지난해 1월 첫 도입돼, 매달 참여기업 및 문화단체가 늘어가더니 이제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원하는 ‘문화’를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퇴근 후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이나 공연 등의 문화 장르도 다양해졌지만, 꼭 퇴근 후가 아니더라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도 넘쳐난다.

나의 직장동료들도 이날 하루만큼은 커피 대신 ‘문화’로 디저트를 챙긴다. 사실 바쁜 직장인들이 평일 저녁 시간을 내서 문화를 즐기기란 여간 어려운 노릇이 아니다. 그런데 ‘매·마·수’를 이용하면 굳이 저녁시간을 이용하거나 큰 마음을 먹지 않아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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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문화가 있는 날’을 검색해 문화컬처 홈페이지(http://www.culture.go.kr/wday)로 들어가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의 직장 선배는 단 몇 번의 검색만으로 바로 인근에서 열리는 재즈 공연을 찾아냈다.

 

직장 선배는 외근을 나와서도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http://www.culture.go.kr/wday)에 접속해 주변에서 열리는 문화 공연을 열심히 검색했다. 찾아보기 쉽게 구성된 홈페이지 메뉴를 통해 선배는 어렵지 않게 인근에서 열리는 점심 공연을 찾아냈다.

우리가 있는 곳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용인시청에서는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재즈콘서트가 열렸다.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 적합한 문화공연이었다. 이심전심인지 이날 용인시청 로비에 마련된 객석에는 이미 많은 시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업무 차 외근을 나온 나와 선배뿐 아니라 시청에 민원업무 차 들른 시민들, 식사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동참한 공무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필자가 선배와 식사 후 즐긴
이날 필자가 선배와 식사 후 즐긴 ‘디저트’는 재즈콘서트였다.

 

때마침 용인시청에서 열린 공연의 제목도 ‘정오의 문화디저트’였다. 2015년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 같은 제목으로 다른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데, 용인 시민들에게는 벌써부터 큰 인기라는 후문이다.

공연이 시작되자 너나할 것 없이 객석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직장인부터, 아이들과 재즈 삼매경에 빠진 주부, 로비 먼발치 미니 도서관에서 책 한 권과 함께 편안한 오후를 만끽하는 어르신까지 공연을 즐기는 모습도 모두 제각각이었다. 모두들 문화와 함께 정오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민원업무를 위해 시청을 찾았다는 유상철(용인·57) 씨는 “업무때문에 시청에 자주 오는 편인데 지난 달부터 로비에서 이렇게 여러 공연을 펼쳐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시청사는 딱딱한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뮤지컬도 보고, 개그맨들의 공연도 보고, 오늘은 재즈까지 듣게 되다니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들 모두
국민들 모두 ‘문화가 있는 날’을 즐기는 방법도 제각각이었다. 평소 궁금했지만 부담스러웠던 전시, 공연 등을 ‘매마수’에는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뒤이어 그는 “어디 가서 이렇게 다양한 공연을 골고루 볼 수 있겠나. 평소 시간 내서 무엇을 하기도 어렵고, 또 우리 나이대의 사람들은 뮤지컬이나 콘서트는 괜히 젊은 청년들의 문화처럼 느껴져서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문화가 있는 날 덕분에 요즘 말로 정말 ‘짱’이다”라며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나와 함께 이날 정오콘서트를 즐긴 선배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평상 시 어렵게만 느껴졌던 전시, 공연 등을 문화가 있는 날에는 부담없이 마음껏 즐기게 됐다는 그는 “할인 혜택과 무료 전시 등이 많아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장르에도 눈길이 간다. 정오의 재즈콘서트 역시 색다른 감흥을 준다.”

공연이 끝난 뒤 회사로 복귀하던 중, 어느덧 선배는 스마트폰으로 저녁에 볼 공연을 부지런히 찾고 있었다. 아마 퇴근 후에도 누군가와 ‘매.마.수’ 삼매경에 빠질 모양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가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가 ‘문화가 있는 날’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문화융성위원회)

 

시간이 갈수록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이 어느덧 시행 1년째를 맞았다. 일상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회식문화가 달라졌음은 물론 이제는 하나의 디저트처럼 손쉽게 문화를 즐기는 모습 또한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식사 후 커피 대신 ‘문화’를 디저트로 권하는 문화적 감수성의 변화가 평소 문화에 목말랐던 필자로서는 정말 반갑기 그지없다. 점차 그 범위와 폭이 확대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이유이다.

정책기자 김준영(직장인) whsaus@gmail.com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글쓴이 : 호박조우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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