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청춘예찬

[스크랩] 시대별 병역처분 사항

조우옥 2015. 3. 26. 05:56


지난해 2월 중국군 기관지인제팡쥔바오(解放軍報)은 중국장병들의 신체변화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총장비부가 중국 장병들의 체격변화를 조사한 결과, 20년 전에 비해 장병들의 평균 허리둘레는 5㎝, 신장은 2㎝ 가량 각각 늘어났다는 내용이다.

PLA의 군장비 보급을 담당하는 총장비부가 약 2만 명의 중국 장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장병들의 체격이 비대해지면서 30년 전 만들어진 전차가 비좁아지고 있으며, 총의 개머리판(어깨에 받치는 데 쓰는 총의 아랫부분) 또한 팔 길이에 비해 너무 짧아 사격의 정확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건장해진 중국군의 덩치 때문에 무기의 현대적 개량이 필요해진 것이다. PLA 소속 부대원들의 신체조건이 좋아진 이유는 중국의 경제성장 덕분이다. 과거와 달리 육류 등 고단백ㆍ고지방 식품에 대한 섭취가 늘면서, 중국 장병들이 어린시절부터 영양공급을 충분히 받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군도 이미 이런 고민을 해왔다. 2009년 9월 1일 국방일보에는 개인의 신장 차에 맞춘 맞춤형 K-2 개머리판과 K-1 어깨받침쇠를 개발한 2008년 육군 교육사령부 전투발전제안 전투장비 부문 은상 수상작이 보도되기도 했다. 경제가 좋아지면서 장병들의 신체는 커졌지만 무기의 크기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장병들의 신체가 너무 커져 걱정인 나라도 있다. 바로 미국이다. 미군들은 고도비만으로 골머리를 앓아오고 있다. 2007년 미 국방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장병들은 1988년보다 허리둘레만 평균 5㎝가량 늘어났을 뿐, 신장에는 변화가 없어 미국 장병들의 비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 우리장병들의 신체변화는? 




한국군도 처음부터 건장한 체격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장병들의 신체 변화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려면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개정 연혁을 보면 알 수 있다. 1971년에 개정된 검사규칙에 따르면 키가 145cm미만일 경우에는 6급에 해당하는 ‘정종’을 판정 받았다. 다만 키가 147~150cm일 경우, 몸무게가 40~45kg이 될 경우에는 '무종 판정(등급 판정 보류)'을 내렸다. 입영대상자가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7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입영대상자들은 이전과 달리 신체가 발달됐다. 이 때문에 병무청은 1973년 신체등급 보류판정인 무종을 삭제하고 병종으로 포함시켰다. 신체등위 '병종'에 해당하면 당시에는 면제 대상이었다. 하지만 현행 기준으로 보면5급(제2국민역)에 해당한다. 신체등급을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더이상 신체가 작다고 해서 허약체질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신체등급을 평가할 때는 비만평가지표인 '체질량지수(BMI)'를 사용한다. BMI 계산법은 BMI 지수 = 몸무게(kg) ÷ (신장(m) × 신장(m))의 공식으로 계산된다. 특히 간단한 수식에도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계산으로 나온 BMI 지수가 18.5 이하면 저체중, 18.5~23은 정상, 23~25는 과체중, 25~30은 비만, 30~35는 고도비만, 35 이상은 초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





◆ 의학기술에 따라 신체등급도 변해...



1990년 이전만 해도 간디스토마, 폐디스토마, 피부이식, 알러지성 비염 등은 치료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병무청은 이 질병에 걸린 입영대상자들에게 3급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1990년 1월 2급으로 상향조정했다. 1995년에는 당뇨병도 운동, 체중조절 또는 경구당뇨병약제 등으로 조절이 가능하다면 4급으로 판정해 보충역복무를 할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했다. 질병이 세분화 되기도 했다. 퇴행성·외상성 관절염의 경우 구분없이 모두 3급으로 판정해 현역복무로 배치시켰던 것을 1996년에 팔관절은 3급, 무릎관절은 4급으로 판정해 구분했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부작용도 생겼다. 의학기술을 병역면탈에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병무청은 1999년 16개 질병 면제조항을 모두 폐지했다. 2010년에는 근시 등 11개 질환, 그 다음해인 2011년에는 저작기능평가외 15개질환에 대해 판정기준을 강화하기도 했다.

 

올해도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중 제도 운영상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했다. 최신 의료기술 및 의학정보를 반영하기 위해 매년 각 과목별 전문의로 구성된 전문가 검토위원회에서 개정 소요에 대한 수차례의 심층 검토를 거쳐 마련한 것으로 신체적ㆍ정신적으로 건강한 인원이 입대할 수 있도록 현역 입영대상자 판정기준을 강화(29개 조항)하고, 병역 면탈 방지를 위한 판정기준을 강화(9개 조항)하는 등 총 88개 조항을 개정했다.

 

정신과의 질병 및 심신장애의 정도 중 5급 판정기준의 최저 치료경력을 기존 '1년 이상'에서 '6개월 이상'으로 조정했다. 눈의 굴절이상이 고도일 경우(근시 ?12.00D 이상, 원시 +4.00D 이상, 난시 5.00D 이상) 4급 판정을 신설했다. 피부과 백반증 및 백색증의 4급 판정기준에 '안면부에 발생한 경우'를 추가했다. 광과민성 피부염의 4급 판정기준 중 치료병력 '최근 2년 이내 1년 이상의 치료 병력'을 '최근 3년 이내 1년 이상의 치료 병력'으로 조정했다.

 

병역면탈 방지를 위한 판정기준도 강화했다. 선천성 심장질환에 따른 동맥관개존증 수술 후 후유증이 없는 경우는 일반인과 특별한 차이가 없으므로 3급으로 신설했다. 비뇨기과의 요석 수술 후에 잔석이 있는 경우는 매우 흔하며 큰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4급에서 제외해 현역병 입영대상으로 판정하기로 했다.





◆ 비만율 높아지는 입영대상자들 




하지만 최근에는 입영대상자들의 신체에 또 다른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입대대상자인 청소년들의 신체가 건장한 체격에서 걱정되는 체격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남자 청소년의 비만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인용한 OECD 비만 통계를 보면 국내 만 5∼17세 남아 가운데 비만을 포함한 과체중 비율은 25%로 OECD 평균 23%보다 높았다. 비회원국을 포함한 조사대상 40개국 중에는 12위 수준이었다. 과체중은 연령별 BMI기준 85% 이상 또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으로 정의됐다.

 

이에 반해 국내 성인의 비만율은 40개국 가운데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았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아동ㆍ청소년 10명 중 1명은 비만 상태였다. 특히 청소년기 남자일수록 비만율이 높았다.

 




◆ 입대 후 체력변화 생기는 장병들



하지만 어느 정도 걱정은 덜어도 될 듯하다. 비만 청소년들이 입대 후 확연히 달라진 신체변화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장병 10명 중 5명은 입대 후에 건강해졌고 3명은 신체등급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병무청이 현역병으로 복무중인 병사 462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병사 34.4%가 입대 후에 체질량지수(BMI)가 좋아져 신체등위가 향상됐다고 답했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과 고도비만 등을 보여준다. 신체등위가 2급에서 1급으로 향상됐다는 장병은 22.2%, 3급에서 1급으로는 4%, 3급에서 2급으로 향상된 장병은 8.1%로 집계됐다. 입대 전에 생활습관이 불규칙했다고 답변한 장병들(55.6%) 중 87.3%는 입대 후 생활습관이 개선됐다고 대답했다. 규칙적인 생활로 입대 후에 건강이 좋아졌다고 답변한 장병은 49.7%에 달했다.

 




◆ 북한군의 신체등급은




한국군과 대조적으로 북한군들의 모습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참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새터민(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세 이상 성인의 평균신장은 남자 165.4㎝, 여자 154.2㎝로 나타났다. 조선시대(남자 161㎝, 여자 149㎝)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연구결과는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을 굶주림의 참상을 짐작하게 한다.

 

17~25세 청년들의 체격이 왜소해지면서 북한군의 징집 기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병력 확보를 위해 140㎝이던 하한선은 137㎝로 낮아졌다. 이쯤 되면 일반적인 군인이 아니라 '소년 군인'이라고 할 만하다. 김일성 주석 사망과 수해를 겪은 이듬해 200만~300만명이 굶어죽었다는 '고난의 행군' 시절 태어난 1995년생들이 입대 중이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넷'이 북한 여군의 입대 기준이 신장 142cm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인민넷은 북한 당국이 지원병제로 운영하던 여군을 최근 의무복무제인 징병제로 바꿨다면서, 북한 여성 가운데 신장 142cm만 되면 모두 합격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한국의 10세 여학생 표준키와 비슷한 수준으로 병무청이 여군 부사관의 신체검사 합격기준을 155cm 이상 184cm 이하로 규정한 점으로 미뤄볼 때, 남북한 여군 신임 하사의 신장은 최소 기준 13cm정도가 차이난다.


- 아시아경제, 군사전문기자 양낙규 -


출처 : 청춘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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