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다이어트 식품 소량 구매는 규제개혁 덕분

조우옥 2015. 3. 26. 08:40

다이어트 식품 소량 구매는 규제개혁 덕분

[‘손톱 밑 가시 뽑혔다’ 규제개혁 10선] ⑨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식품 소분업 판매 허용

“끼니 대신 한 포씩, 식사 대용으로 드시면 됩니다. 총 일주일치입니다.”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은 이 모 씨는 얼마 전 다이어트 조제식품을 구매했다. 지난번 해외에서 대량 구매한 다이어트 조제식품의 맛이 잘 맞지 않았기에 시중에 있는 다이어트 식품 판매점에 가서 소량분만을 구매하기로 한 것이다. 이 씨는 이번 식품도 입 맛에 맞지 않아 그 다음주 다른 식품으로 바꿨다.

언뜻 보면 자연스러운 위의 가상 시나리오가 가능한 이유는 코스맥스바이오 김재환 팀장(37)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개혁신문고에 직접 제안한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식품 소분업 판매 허용’ 개정안 덕분이다.

식품으로 분류된 모든 식품은 소분 판매시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품소분업 신고를 해야한다.
식품으로 분류된 모든 식품은 소분 판매 시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품 소분업 신고를 해야 한다.

대규모 단위의 식품 완제품을 들여와 작은 단위로 소량씩 재포장한 다음 판매하는 것을 ‘식품 소분업’이라고 한다. 사탕과 같은 간단한 식품이라고 해도 완제품을 들여와 다시 낱개로 재판매를 할 경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를 신고하고 절차를 거쳐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단, 식품 소분업은 모든 식품에 대해서 가능한 것이 아닌데, 위생상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해서는 제외 대상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비교적 상하기 쉬운 어육제품이라든가, 이유식 혹은 환자식과 같은 안전성 측면이 강조되는 특수용도식품은 식품 소분업을 관련 법규로 통제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시행규칙개정안

이 같은 규정이 문제가 됐던 점은 바로 ‘특수용도식품’의 분류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특수용도식품의 범위가 다소 광범위하고 기준도 애매해 다이어트 식품도 환자식이나 이유식과 같은 범주인 특수용도식품에 포함돼 식품 소분업 금지 대상에 포함됐던 것.

코스맥스바이오 김재환 팀장은 바로 이런 점에서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김재환 팀장은 “처음에는 다이어트 조제식품을 외국에서 그대로 수입해오니 가격 부담이 상당했다. 인건비나 부자재 등이 비싼 해외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서 수입할 경우, 높은 수입가격과 긴 수입기간에 따른 추가 물류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이어트 식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소분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봤는데 규제가 걸려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재환 팀장(좌), 김경용 사장(우)는 앞으로도 규제개혁에 있어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였다.

코스맥스바이오의 김재환 팀장(좌), 김경용 사장(우)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규제개혁에 있어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다이어트 조제식품의 경우 높은 위생 상태를 필요로 하는 이유식이나 환자식과는 달리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고, 대부분의 형태가 분말, 바, 시리얼 같은 정제수를 함유하지 않은 고형제 형태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소분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의견을 국무총리실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안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검토 후 2014년 5월 14일 해당 개정안을 공표해 같은 해 10월 13일 최종 개정 및 시행하게 됐다.

다이어트 식품이 식품 소분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을 때, 소비자들이 다이어트 식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해외 직구를 통해 비싼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외에서 완제품 형태로 다이어트 식품을 사게 되면 가격도 비싸고, 한번에 대량으로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구매하기에 다소 많은 양인 경우가 많았으며, 소량씩 각기 다른 상품을 구매하기에도 어려웠다.

기업체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물류 및 포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문제라든지 완제품을 보관할 물류 창고의 공간 부족 및 창고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수입 판매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불필요한 규제 개혁을 통해 작은 공장이 하나 늘어나 고용을 창출하였다.
불필요한 규제 개혁을 통해 작은 공장이 하나 생겨 고용을 창출했다.

다이어트 식품 소포장 판매가 허용됨으로써, 코스맥스바이오는 당장 직원 30명(15% 이상), 시장 규모 500억 원(연간, 아시아 5개국으로 수출) 규모의 제2공장이 하나 생겨났다. 이에 따른 초기 생산량은 약 70톤이며, 올 한해 총 120톤 이상의 생산량이 예상되고, 3년 뒤부터는 300톤 이상까지 증가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부자재나 기타 추가 낙수효과까지 생각하면 60명 이상의 고용 증대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식품 산업에서 발생한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비용 절감 효과와 더 넓어진 선택의 폭을 고려하면 규제 개혁은 단순히 ‘손톱 및 가시’를 뽑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미용실에서 손톱 관리를 받은 수준의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다이어트 조제식품은 벌크의 대량형태로 수입하여 위와 같이 소포장형태로 작게 소분되어 판매된다
사진은 규제 개혁 후 가장 먼저 식품 소분업 규정을 적용한 ‘한국허벌라이프’의 다이어트 조제식품. 허벌라이프는 외국계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매출량의 37%를 국내 제조업체에 생산을 의뢰하는 기업으로, 국내 제조업 발전과 국내 고용 증대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 김경용 사장(55세, 회사원)은 “작고 간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규제 개혁이라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규제 개혁을 통해 당장 해당 산업에 있어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 산업에서 사용되는 설비 자재와 부자재를 통해 또 다른 산업이 활성화되고, 산업 전반에 걸쳐서 하나의 큰 낙수효과를 가져오는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놀랐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기업이나 협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를 이용하고 지속적으로 정책에 참여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규제,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더 좋은 삶을 보장하기 위한 보호 울타리이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규제가 산업의 성장을 막는다면 과감하게 나서서 울타리를 고쳐야 한다. 규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민관 협력을 통해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나간다면 더 나은 울타리를 가진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정책기자 이경찬(대학생) kclee05@naver.com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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