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청춘예찬

[스크랩] 선입견 그리고 의지

조우옥 2014. 12. 24. 09:30

 

 

충성! 저는 육군 13항공단에서 숭고한 병역의무를 다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군인입니다.

먼저 군인으로써의 자랑스러움과 자부심을 갖게 해 준 대한민국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공익근무요원으로 판정을 받았거나 입대를 앞둔 후배들에게 이 글을 읽고 군대에 대한

선입견과 생각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 글을 씁니다.


처음 제가 갓 대학에 입학했을 때 저는 병무청에서 온 신체검사 통지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다른 이들과 같이 마찬가지로 군인이 될 제 모습을 상상하며 가족들에게 “남자로 태어났으니 당연히

군대에 가야죠.” 라는 말을 남기고 낯선 병무청으로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신체검사 결과, 저는

과다체중으로 공익근무요원 대상자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못한 4급 판정에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공익근무요원이 군인보다 자유롭고 자기 시간도 많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힘든 훈련도 받지 않고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이랑 헤어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사회에서 듣던 부정적인 군대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습니다.

 

저는 2년 뒤 복학 시기를 맞추기 위해 바로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영 신청을 하였습니다. 휴학계를 내고

하루하루 무료하게 지내던 중에 군대에 간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의 모습은 우렁차고 씩씩한

목소리에 어른스럽고, 늠름한 군인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듣는 군대 얘기는 제가 평소에 들었던 것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친구들은 군대에서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며 진정한 그들의 자아를 찾고 있었고 인생의

목표를 세워 하루하루 노력해 나아가고 있었으며, 열정과 패기가 넘치게 젊은 날의 추억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저는 위축되고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긴 얘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의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군대라는 곳이 제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제자리를 걸으며 새로운 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군인이 되기로 결심 했습니다. 저는 병무청에 전화를 걸어 공익근무요원 입영을 취소하고 현역 입영을

신청하려 했으나 신체등급 4급으로는 현역 입영을 신청 할 수 없었습니다. 현역 입영을 하기 위해선

신체등급을 최소 3급으로 만들어야만 했고 178cm에 120kg이 나가던 저는 15kg을 감량 해야만 했습니다.

하루에 보리밥 반공기와 2시간의 복싱, 1시간의 사우나를 통하여 저는 일주일 만에 무려 10kg나 체중을

감량하였습니다. 3주뒤, 저는 15kg 감량에 성공 하였고 당당하게 재검사를 받으러 병무청으로 향하였습니다.

신체검사장에는 재검사를 받기 위해 온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하지만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병역 면제나 공익근무요원으로 판정 받기 위해 온 사람들이였습니다. 검사 결과, 1kg이 초과되어 또 다시

4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군의관님께서 공익근무요원도 나라를 위해 봉사 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는 권유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상황마저 극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저는 제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2주뒤, 저는 5kg을 더 감량하여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고, 3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바로 현역입영과로

가서 입영 날짜를 알아보았는데 현역으로 복무 하지 않아도 됨에도 자원입대를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날짜에 빠르게 입대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현역 입영 신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저는 말할 수

없는 뿌듯함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입소를 하고 저는 건강소대라는 곳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저는

건강소대 중에서도 체격이 가장 큰 편이었기 때문에 똑같은 훈련도 저에겐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제가 선택한 길이었고 군대가 제 인생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5주 동안의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수료할 때, 저는 10kg을 더 감량하였고, 깜짝 놀랄 정도로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입대 전의 그 나태하고 게을렀던 저는 찾아 볼 수도 없었습니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항공대로의 자대배치를

받고, 저는 적성검사와 상담을 통하여 저의 군 생활 목표를 설정하고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여러 훈련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는 4박5일 동안 텐트에서 지내며 제대로 씻지도 쉬지도

못하면서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훈련들을 겪으면서 저는 제가 정말 군인이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 힘든 일이 닥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슴 벅찼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첫 후임들이 생겼을 때입니다. 그들을 이끌어줌으로써 리더십을 키워 나갈 수 있었습니다. 요리에 관심이 많던 저는 저 자신을 위하여 조리사자격증을 취득 하였습니다. 군대는 제가 생각했던 것들과

많이 달랐고 21개월 동안 헛되이 보내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좀 더 발전시키고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군인이 된 뒤에 가장 보람찼던 4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그 동안 지원 해주고 보호 해주던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 외지에 홀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독립심이 길러졌습니다. 또한 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여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저절로 생겨나게 되었고

여럿이서 하면 이보다 더 큰일들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협동심 역시 길러지게 되었습니다. 그

협동심을 통하여 무슨 일이던지 해낼 수 있다는 도전의식도 향상 되었습니다. 둘째,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능력이 길러졌습니다. 또,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것들을 겪다보니 돈 주고도 살수 없는 귀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새로운 생각과 사고방식을 하게 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 시킬 수 있고 간접경험 또한

쌓을 수 있습니다. 선임들과 간부님과 함께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하며 하며 윗사람을 대해야 하는 법을 배우고

분대장이 됨으로써 나의 분대원을 올바른 길로 이끌고 그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리더십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셋째, 규율과 규칙 속에서 자신을 통제하는 법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고 결코 작은 일에

대해 불평불만 하거나 포기 하지 않는 정신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또 시간개념이나 약속의 의미가 저에게 매우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되어 좀 더 성실해지게 되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지게

되었고 저에게 주어진 일을 해 나감으로써 책임감의 중요함 역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넷째, 군대에서는

병사들의 자기계발과 능력향상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꿈과 목표를 이뤄질 수 있게

해줌으로서 군대에서 전역이후의 삶에 대해 설계하고 그 기반을 다지는데 큰 역학을 해 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하여 저를 한층 더 성장시켜주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처럼 자원입대를 하기위해 고민 하고 있거나 입대를 앞 둔 후배님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군대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을 버리라는 겁니다. 밖에서 듣던 것들을 직접 경험해 보신 것은 아니지

않으십니까? 군대라는 곳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으시지 않으십니까? 무지에 대해서 많이

두려우실 거고 군대에 오기 싫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군대는 저희의 성공적인 병영생활을 만들어 주기위해

 바뀌고 있습니다. 무모한 도전이 커다란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CEO 중 한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기 위해 용기를 냈다.” 이 말에서 느껴지는 것이 있으십니까? 두려운 마음은 떨쳐버리고 일단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아름다운 도전을 해보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많은 어려움과 시련들이 있을지라도

스스로 선택하여 그것들을 겪는 것이기에 얻어지는 것들도 많고 확실히 이겨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출처 : 청춘예찬
글쓴이 : 굳건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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