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병사들도 좋아하는 엄마표 누드김밥 맛 좀 보이소!
아직 동트지 않는 새벽 3시.
모두가 단잠에 빠져 있을 시간인데 15사단 전우회원 전용분 봉사부장님은 외출 준비에 분주합니다.
"내 대신 병사들을 돌봐주시오 "
전사한 남편이 유언처럼 남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온 탓에 밤이건 낮이건 마음이 동하면 김밥재료며, 부식거리를 뚝딱 만들어 군 부대로 찾아갑니다.
양 손에 누드 김밥을 잔~뜩 들고 찾은 곳은 공동경비구역 안에 위치한 부대.
이번이 벌써 네 번째 방문입니다.
어쩐일인지 단잠에 빠져있는 저에게까지 연락이왔습니다. 비몽사몽 잠결에 저도 함께 부대를 찾았습니다
세 번에 걸친 신원조회 후 들어선 공동경비구역 내 부대 .
전용분 봉사부장은 조리대위에 정성껏 마련한 김밥 재료들을 펼쳐놓았습니다.
함께 봉사활동 온 대학생 기자들과 김밥을 말기 시작했습니다.
깻잎과 단무지.햄,맛살,우엉을 넣고 돌돌 말은 누드김밥이 어찌나 맛있게 보이던지 김밥을 썰며 김밥 끝 귀퉁이를 몇 개 집어 먹다가 우리 아들들 줄 거라며 냅두라고 혼쭐이 났습니다.
사병들이 다 먹고 남으면 그때 먹으랍니다. 같이 봉사갔던 여학생은 눈물이 찔끔흘렸습니다.
김밥 마는 일...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생각보다 재료와 밥이 많이 들어갑니다.
김밥 한 줄이면 병사들 한 끼 식사분량 이상의 양인데 어찌나 꾹꾹 눌러 쌌는지 시중에서 판매하는 김밥보다 훨씬 굵직했습니다.
'엄마의 마음은 이런 거란다. 병사들 가까이에서 용기를 주며 맡은 바 군 생활 잘하라고 격려해 주는 마음으로 낳은 엄마의 사랑.'
정성들여 싼 김밥이 금새 동이났습니다. 어찌나 잘들 먹는지..
군대서 크림스파게티와 토마토스파게티는 맛보기가 쉽지 않아서일까요?
함께 곁들인 스파게티도 금새 바닥을 보였습니다.
준비해간 국수 분량이 적었는지 토마토소스만 남았습니다.
배 아파 나은 자식만 내 자식인가요 ?
내 자식 넘의 자식 한결같다는 전용분 여사의 사랑에서 진정성을 배웁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인가... 베푸는 것이 취미이자 특기랍니다.
처음 만나는 병사들이라 어색해서인지 서로가 선듯 다가서지 못했습니다.
멋쩍게 씨익 웃어주는 갓 전출 온 병사가 애잖아 다음달에 꼬~옥 다시 찾아오겠노라고 인사를 건네며 돌아섭니다.
"다음번에는 무엇이 먹고 싶은지들 생각해봐 ! 짜장면이 어떨까나 ~" 제안에
"저어~~다음에 오실때는 누드김밥 더 많이 해주세요. 내무반에 있는 동료들 먹고 싶을 거예요. " 합니다.
좋은 음식을 동기들과 모두 함께 먹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나 봅니다.
기특한 마음에 "그래, 그러자, 질릴 때까지 해 줄게. 아프지들 말고 ...건강히 지내라."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취재: 김진순 어머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