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예술꽃씨앗학교’ 아이들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조우옥 2015. 3. 27. 22:03

‘예술꽃씨앗학교’ 아이들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뮤지컬 씨앗학교 ‘창천초등학교’ 방문해보니…문화예술 하나로 학교가 들썩들썩

전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국가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한국에는 다양하고 많은 사교육이 존재한다. 이토록 열정적인 교육의 목적은 입시를 향해 있다. 학교만 열심히 다녀서는 좋은 성적을 얻기가 힘들다는 공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사교육은 더 극성으로 자라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요즘 아이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키우는 공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스스로 예술감독이 되어 뮤지컬을 만들고, 동네에서 음악 연주회를 열고, 김치도 담그고, 발레도 하고, 춤도 추는 등 각 학교의 스타일대로 개성을 살리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다. 이 재미있는 프로젝트의 이름은 바로 ‘예술꽃씨앗학교’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창천초 제공
예술꽃씨앗학교로 지정된 창천초등학교 아이들의 모습 (사진=창천초등학교)


이런 소식에 솔깃해진 필자는 예술꽃씨앗학교로 유명한 창천초등학교(서울 신촌)를 방문해봤다. 이제 슬슬 봄이 오는지 교정은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아이들의 뛰어다니며 웃는 소리로 가득했다. 여느 초등학교와 달리 아이들의 목소리에서 설렘과 열정이 느껴졌다. 아이들을 빨리 만나보고 싶어서 발걸음을 서둘렀다.

우선, 찾아간 곳은 학교 교무실. 창천초등학교에서 예술꽃씨앗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김수매리 선생님이 필자를 반긴다. 김 선생님은 먼저 사진들을 꺼내보이며 그간의 활동에 대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창천초는 2013년 제4기 예술꽃씨앗학교로 지정돼 올해로 3년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소소하지만 아이들의 연주회가 있는 입학식은 특별하다.
소소하지만 아이들의 연주회가 있는 입학식이 특별해 보인다.


‘예술꽃씨앗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후원으로 전국의 문화예술 취약지역의 문화예술교육 의지가 높은 전교생 400명 이하의 소규모 초등학교를 지정,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천초의 전교생은 220명으로 소규모 초등학교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창천초는 학급수가 적어 폐교에 가까운 위기에 처해있었다. 창천초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 주변에는 대학교가 많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등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은 열악했다. 학년마다 2개의 학급만 구성돼 있어 정부의 지원금을 받기도 힘들었고, 교사들도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런 창천초등학교에 예술꽃씨앗학교가 오아시스가 되어주었다.

김수매리 교사는 “아이들이 공부에만 갇혀 지내지 않고 이렇게 예술활동을 하게 되니까 더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공부할 때보다 뮤지컬 준비를 할 때 아이들 눈이 더 반짝거린다니까요. 아이들이 좋아하니 저도 즐거워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예술꽃씨앗학교의 시간표. 전학년이 참가한다. - 창천초 제공
예술꽃씨앗학교의 시간표. 전 학년이 활동에 참가한다.


얼마나 재밌기에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아이들을 빨리 만나고 싶어졌다. 수업 중이라서 아이들과 개별 인터뷰는 많이 하지 못했지만, 짧게 소감을 물어볼 수는 있었다.

김지수(창천초 3년) 양은 “뮤지컬이 이렇게 재미있는 건지 몰랐어요. 처음엔 조금 부끄럽기도 했는데 이젠 다같이 하는 게 정말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스태프로 활동한다는 이동영(창천초 5년) 군은 “올해는 영상디자인을 새롭게 배울 예정인데 좀 어려울 것 같긴 하지만 새로울 것 같아요.”라며 쑥쓰러운지 웃었다.

복도를 걸으며 수업을 하고 있는 교실들을 들여다보니 다양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교실에서는 발성 연습을 하느라 바빠보였고, 한쪽에서는 뮤지컬 책을 읽으며 토론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이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밝고 열띤 모습이라는 점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교내 방송실에서는 고학년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영상 편집을 배우느라 집중하고 있었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필자도 다시 초등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뮤지컬이 좋아졌다.

창천초에서는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에게 소질과 적성에 따라 역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배우, 스태프, 기획 제작(홍보), 영상 편집(디자인), 소품 의상(제작) 등 분야가 다양하다. 이와 연계해 교사와 강사들에게는 뮤지컬 연수가 제공되고 학부모들도 뮤지컬 워크숍에 참여한다. 마포구와 연계해서 뮤지컬 재능을 기부하기도 한다.

창천초등학교 역시 학생들이 뮤지컬을 직접 구성하고, 홍보하고, 공연하는 것과 동시에 학부모들도 뮤지컬 동아리를 창설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화예술 하나로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이 어우러져 재능을 뽐내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기획부터 연출, 홍보까지 모두 다 한다. - 창천초 제공
아이들이 기획부터 연출, 홍보까지 모두 다 참여한다. (사진=창천초등학교)


전국의 예술꽃씨앗학교는 30곳이다. 분야는 국악, 통합, 서양악, 음악극, 공예, 프로젝트형, 뮤지컬, 영화, 총체극, 디자인, 뮤페라, 퓨전관현악, 제주전통문화 등으로 지역과 학교의 특성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

4기째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많은 성과를 낳았다. 학생들은 소질이 개발되고 표현력이 신장됐으며, 학교생활이 재미있어졌다는 반응이다. 또 예술활동 지원을 위해 전문 예술강사를 학교에 배치해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고, 농어촌 등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폐교위기 학교가 다시 살아나 지역사회에 활력이 생겼다.

다른 학교들은 가보지 못했지만 창천초에서 느껴지는 활력과 아이들의 환한 표정만으로도 예술꽃씨앗학교가 이들에게 어떤 선물이 되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게 아닌, 주체가 되어서 예술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앞으로 이끌어나갈 한국이 기대된다. 이 아이들이 좀 더 통통 튀고, 신나고 생동감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조성아
정책기자단|조성아nnm1144@naver.com
심장을 강타하는 기자,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글쓴이 : 호박조우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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