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반가의 전통 조리서 ‘음식디미방’ 맛보다

조우옥 2015. 3. 31. 23:15

반가의 전통 조리서 ‘음식디미방’ 맛보다

한국의집서 340년 전통 석계종가 음식 시식연…종가음식 관광콘텐츠 가능성 확인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의 대표메뉴들을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25일 정오, 서울 필동2가 한국의 집 취선관에서 340년간 반가의 전통을 이어온 음식디미방대표메뉴 시연행사가 열렸다.

음식디미방은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에 살았던 장계향 선생이 후손들을 위해 조리법을 정리해 담은 최초의 한글 조리서다. 1600년대 조선중기 경상도 양반가의 음식 조리, 저장, 발효, 식품 보관, 술 빚는 법 등 146가지 조리법을 소개한 귀중한 문헌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음식디미방 시연회에 참석한 내빈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음식디미방 시연회에 참석한 내빈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연 이번 행사는 음식디미방의 음식이 세계적인 음식관광 컨텐츠로서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해 주한외국공관장,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가했다.

마크 리퍼트 미 대사의 건배 제안으로 석계종가 13대 종부 조귀분 여사가 직접 만든 음식디미방 요리 시식에 들어갔다. 반주로 요구르트처럼 떠먹는 술인 감향주가 나온 것도 흥미로웠지만, 병자호란 와중에 도토리를 심어 백성들을 구휼하고자 했던 장계향 선생의 정신을 이은 도토리죽을 전채로 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로써 이 음식들은 오랜 전통을 지녔을뿐만 아니라 나눔과 배려의 아름다움도 깃들어있음을 느끼게 했다.

건배주로 쓰인 7일주와  떠먹는 술, 감향주
건배주로 쓰인 7일주와 떠먹는 술, 감향주


당면 대신 잘게 찢은 꿩고기와 여러 가지 채소로 만든 잡채, 석이버섯, 표고버섯, 꿩고기를 잘게 다져 대구껍질로 싼 대구껍질누르미, 숭어살로 피를 만든 어만두, 닭고기로 요리한 수증계, 집돼지요리 가제육 등 이름도 생소한 요리들이 상에 오를 때마다 아름다운 요리에 매혹됐다.

맛도 담백하고 좋다는 평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일본인 스기모토 아즈미(37)씨는 야채는 야채, 고기는 고기대로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느낌이었어요. 또 밋밋한 맛도 건강하게 느껴졌구요라며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대만족을 표했

잘게 찢은 꿩고기와 여러가지 채소로 만든 잡채
잘게 찢은 꿩고기와 여러가지 채소로 만든 잡채
정성스레 담아낸 대구껍질누르미와 어만두
정성스레 담아낸 대구껍질누르미와 어만두


이 요리들이 340년간 반가의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조귀분 여사의 13대 할머니 장계향 선생(1598~1680)덕분이다. 장계향 선생은 후손들을 위해 일흔이 넘은 나이에 양반가의 음식조리, 저장, 발효, 식품보관, 술 빚는 법 등 146가지 방법을 담은 최초의 한글 음식백과서 음식디미방을 남겼다. 이는 경상도 한 문중의 귀한 유산을 넘어 아시아에서 여성이 쓴 최초의 조리서로도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장계향 선생이 쓴 음식디미방 고서(한국관광공사 제공)
장계향 선생이 쓴 음식디미방 고서 (사진=한국관광공사)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는 이날 행사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함께 접하고 느끼는 것이라는 말씀에 동감한다.”며 그래서 이 음식들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아름다운 음식 홍보도 좋지만 음식디미방의 오랜 역사를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리퍼트 미대사가 조귀분여사의 설명을 들으며  시식을 기다리고 있다
리퍼트 미대사가 조귀분 여사의 설명을 들으며 시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시종일관 한식의 멋에 취해 아름다운 맛을 즐겼다. 인기 TV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미국대표 타일러씨는 한식이랑 다른 차별화된 맛이라서 좋았어요. 특히 백김치와 잡채가 엄청 맛있었어요.라며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전통의 맛을 만난 기쁨을 표현했다.

음식디미방의 요리는 4월 말부터 한국의 집에서 상설메뉴로 만날 수 있다. 또 가이드북 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추진 등 본격적인 상품화를 통해 전통한식의 멋과 맛을 알리는 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기자 최은주(프리랜서) tkghl22@lycos.co.kr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글쓴이 : 호박조우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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