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덕적도행 여객선 타고 눈으로 확인해본 ‘안전’

조우옥 2015. 4. 13. 23:20

덕적도행 여객선 타고 눈으로 확인해본 ‘안전’

[세월호 1주기│안전과 치유 ③] 연안여객선 안전관리 실태 점검해보니

“승객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도 저희 스마트호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선박은 인천항을 출발해 약 한 시간 후 덕적도에 도착합니다. 안전운항을 위해 안전수칙을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월호 사고 1주기를 앞둔 9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여객선 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위해 덕적도행 여객선에 올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9월 연안여객선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혁신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후속 입법으로 해운법, 선원법, 선박안전법 등을 개정했는데,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연안여객선 안전관리 개선현황’을 마련했다.

이날 현장 점검은 세월호 1주기를 안전관리 개선대책이 현장에서 잘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취지로 이뤄졌다. 필자도 이날 덕적도행 고려고속훼리 소속 여객선 스마트호에 승선한 유 장관과 동행해 현장을 확인하고 선박관계자, 승객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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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행 스마트호 선장이 조타실 안전점검 결과 이상없음을 확인한 뒤 출발하고 있다.

유 장관은 오후 2시 10분경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을 방문해 자동발권기로 승선권을 직접 구입하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강화된 신분 확인절차를 점검했다. 이어 세월호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화물과 차량의 고박상태, 구명장비 적정수 유지 및 작동여부, 여객·화물 전자발권시스템 작동상태 등을 집중 점검했다. 선내에 올라서는 구명장비를 착용하고 소화시설 작동상태와 주요 안전수칙 이행 실태 등을 살폈다.

개편된 안전관리 지도·감독 체계를 보면, 선사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에 소속됐던 운항관리자가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이관됐다. 현재 실무 태스크포스팀 구성 등 이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오는 7월까지 조직이관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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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이 구명조끼 시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당시 73명이었던 운항관리자는 강화된 안전관리 업무 수행을 위해 현재 91명으로 증원됐다. 적정 인력 산정을 위해 현재 전문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차후 산정된 정원을 추가로 반영해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또 해사안전 분야 전문가인 해사안전감독관을 채용, 4월부터 현장에 배치해 선사와 운항관리자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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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된 관리감독 체계에 따라 4월 1일부터 현장에 배치된 김규상 해사안전감독관

 

김규상 해사안전감독관은 “해사안전감독관은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선박에서 선장 등 책임자로 15년 이상 승선한 사람을 대상으로 선발했다. 4월 1일부터 정식 발령을 받았다. 막중한 책임감에 순간순간 긴장되고 마음이 무겁다.”라며 “세월호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배치된 해사안전감독관을 중심으로 현재 선령 20년을 초과한 노후 연안여객선 44척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정기 점검뿐만 아니라 수시·불시 점검을 통해 사업자 등의 안전관리 실태를 지속적으로 지도·감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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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행 스마트호에 탐승한 승객들이 건의사항을 말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선주협회 김승찬(71) 회장은 “2012년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 베스트 10’에 뽑힌 덕적도에 사는 것을 행복으로 삼고 있는데 요즘은 정말 힘들다. 공공근로가 아니면 공과금 내기조차 어렵다.”라며 “정책적으로 자연어장을 많이 만들어 어민들이 바다를 지킬 수 있도록 해달라. 안개, 파도로 인해 여객선이 결항되는 경우가 많아 생활이 불편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유 장관은 “안전을 위한 조치인 만큼 이해해달라.”며 “성능이 좋은 전천후 여객선 도입 등 향후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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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남 고려고속훼리 대표는 “이번 안전점검이 정책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남(58) 고려고속훼리 대표는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 국민은 바다와 친해져야 하는데 자꾸만 바다를 멀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젊은이들의 여객선 이용률이 낮다. 어릴 적부터 ‘물가를 조심해야 한다’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라며 “고려고속훼리는 2012년 국토해양부가 실시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객선을 많이 이용해 주기를 바란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안전점검은 덕적도에서 돌아와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인천에서 중국을 운항하는 위동항운 소속 뉴골든브릿지V호에 승선, 컨테이너 등 화물 적재 현황을 살피고 화물 고박 실태 및 선내 구명시설 등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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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서 중국행 뉴골든브릿지V호의 화물 고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한편, 해수부는 안전 운항을 위해 출항점검 및 화물·여객 관리도 강화했다. 화물과적 차단을 위해 화물 전산발권을 의무화하고, 대형 카페리에 대해서는 계량증명서를 제출·확인토록 해 최대 적재중량 이상의 화물 선적을 원천 차단한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계량증명서 발급 이후 추가 적재 등의 부정행위에 대한 관리에도 집중한다. 목포, 제주, 부산, 여수 등에 이동식 계근기 4기를 배치하고, 수시·불시 점검을 통해 추가 적재 여부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선원 교육과정을 실습위주로 개편하고 교육훈련의 강도도 높였으며, 오는 7월부터 제복 착용을 의무화했다. 현재는 행정지도, 권고 등을 통해 선원들이 제복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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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여객선 안전 관리 개선으로 탑승 시 신분 확인이 강화됐다. 인천행 여객선 탑승을 기다리는 덕적도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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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안전행정부 주관 ‘찾아가고 싶은 섬 베스트 10’에 선정된 덕적도 입구. 이번 여객선 안전점검은 덕적도행 여객선에서 집중적으로 실시됐다.

 

다년간 정책 현장을 취재해왔지만 선상 취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이맘 때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슬픔에 잠기게 했던 세월호 사고 이후 변화하고 있는 여객선 운항실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힘들면 넘어진다.”라는 선박 관계자의 말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세월호 사고 이후 마련한 마련된 안전 대책들이 제기능을 발휘하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최정애
정책기자단|최정애cja3098@hanmail.net
‘풍파(風波)는 전진하는 자의 것이다’라는 니체의 말에 꽂힌 문학 애호가다. 인생 후반기, 전국 방방곡곡 취재 여행을 하며 아름다운 풍파에 휩싸이고 싶다.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글쓴이 : 호박조우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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