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냄새나는 가축분뇨시설 황금알 될 줄이야~

조우옥 2015. 4. 16. 03:10

냄새나는 가축분뇨시설 황금알 될 줄이야~

국내 첫 친환경에너지타운 홍천…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전환, 경제·환경 한번에

당신이 사는 지역에 쓰레기 처리시설이 들어온다는 발표를 들으면 당신은 찬성하겠는가 반대하겠는가. 아마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반대할 것이다. 소각로, 화장장 같은 지역 내 기피·혐오 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것을 뜻하는 ‘님비(Not in my backyard)’ 현상은 사실 남의 동네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은 지자체들도 이 같은 혐오시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다. 환경부가 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시범 운영하면서부터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이란 기피·혐오시설에 에너지 자립 및 문화·관광 등 주민이 경제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을 집어넣어 지역 내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으로, 환경시설의 자발적 설치를 유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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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자체 중 처음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이 시행된 강원도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폐기물 처리시설의 폐자원 회수를 활용하고 집집마다 태양광을 설치해 신재생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함으로서 도시 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또 문화관광 측면에서도 주변 생태 관광지나 문화유산 자원 등과 연계해 주민 수익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 첫 번째 시범 사업지가 바로 강원도 홍천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4년 10월 30일, 홍천 소매곡리를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지로 선정했다. 홍천군청과 4.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원래 57가구, 127명밖에 살지 않는 ‘냄새나고 소외된 마을’이었다.

지역 내 하수, 분뇨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이 밀집돼 있어 악취 피해, 지가 하락, 마을 이미지 훼손 등의 문제가 상존해 있었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한 농사 포기와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다. 상하수도, 도시가스 같은 시설도 미비해 마을의 생활환경도 취약했다.

그랬던 마을이 지난해 친환경에너지타운에 선정되면서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마을에 활기가 도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홍천군 소매곡리의 이장 지 모 씨(55세)는 “마을이 친환경에너지타운에 선정돼 악취 문제도 해결되고 에너지도 생산될 예정이라서 기대가 됩니다.” 라며 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천군은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화 하고, 퇴비 시설을 운영함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홍천 소매곡리에 조성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화 하고, 퇴비시설을 운영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화 하고, 퇴비시설을 운영함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2015년 바이오 가스 시설이 완공되면 홍천 소매곡리는 국내 최초로 자체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전환해 사용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혐기성 미생물로 소화시켜 메탄가스를 생산하고 발전을 하는 형태였다면, 홍천의 시범 사업은 이렇게 생산된 메탄가스를 도시가스 회사에 공급하고 도시가스 회사는 이것을 정제해 도시가스로 전환해 주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될 예정인 도시가스는 연간 60만 m³로 750가구에 공급 가능한 도시가스 양이다. 이를 통해 연간 가구당 91만 원(마을 전체 4,200만 원/년)의 연료비 절감과 대기환경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홍천은 이런 도시 내 에너지 자립을 통해 기존 대형발전소 위주의 전력 공급 정책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부족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축의 분뇨와 생활쓰레기는 토양질을 악화시키고 물을 오염시키는 원인이었는데,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을 통해 오히려 자체 에너지로 전환돼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는 황금알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건축 중인 가축분뇨 처리시설
홍천 소매곡리 친환경에너지타운에 현재 건축 중인 가축분뇨 처리시설

홍천군 소매곡리 주민들은 이 사업으로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에너지 수익모델과 문화관광 자원을 이용해 안정적인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반대했다던 소매곡리 주민 주 모 씨는 “동물들 분뇨 처리도 깔끔하게 돼서 좋고 도시가스도 다 좋습니다. 무엇보다 농사 짓다보니 퇴비가 중요했는데 시설에서 양질의 퇴비와 액비를 농경지에 준다니 듣던 중 반가운 소식입니다.” 라고 말했다.

바이오가스 시설은 메탄가스를 공급하고 남은 고형물과 소화액을 각각 퇴비와 액비로 만들어 마을 농경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주민 일자리 창출과 연간 5,200만 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 홍천은 환경과 경제가 동반자의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지역주민에게 돌아오는 환경적·경제적 이익은 지역 내 기피시설을 혐오하는 님비현상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천을 취재하면서 한국의 에너지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게 되었고, 지역주민들의 밝은 표정과 설레는 모습에 필자 역시 가슴이 뛰었다. 자체적인 폐기물 처리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것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수년째 골칫거리로 남아있던 님비현상도 지혜를 모으면 이렇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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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충북 청주(신대동), 충남 아산(배미동), 경북 경주(천군동), 영천(도남동), 경남 양산(화제리), 하동(동산리), 남해(남변리), 경기 안산(시화산단일원), 전남 순천(순천만일원), 전북 김제(황산리 중촌마을) 등 10곳을 친환경에너지타운 신규 사업지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시범사업 대상지인 강원 홍천, 광주 운정, 충북 진천에 이어 총 13개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전국 각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정책기자 조성아(대학생) nnm1144@naver.com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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