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가슴으로 낳은 딸 은하가 어느덧 숙녀가 되었어요!”
“가슴으로 낳은 딸 은하가 어느덧 숙녀가 되었어요!”[5월 가족사랑의 달|가족이라서 고마워 ⑪] 위탁 결연으로 만나 10여 년 부모 자식 연 맺어“엄마! 엄마! 우리 엄마지~~이?” 8살 은하는 수줍은 듯 얼굴을 숙이며 물었었지. “으응~! 은하 엄마란다.”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시원스레 답변을 해주니 네 얼굴에 비로소 밝은 미소가 번졌어. 2011년 9월 22일 오전 11시 30분에 사랑하는 딸 은하에게 편지를 썼다. 이 편지로 부천시 새마을문고 독서경진대회 편지쓰기 공모전에서 나는 부천시장상을 받았다.
새까만 눈동자에 반짝이는 눈망울이 유난히도 가슴 속을 파고 든 은하는 하느님이 우리 가족에게 보내준 천사였다. 아들만 둘을 둔 아빠는 지인의 딸이 피우는 재롱을 보고 부러워하며 막둥이를 갖자고 성화를 하던 중이었다.
11년 전 지체장애 3급으로 사회복지시설에서 거주하던 은하는 우리 가정과 위탁 결연을 맺었다. 사회봉사활동에 적극 동참한 경험을 인정받은 우리 가족은 일반 가정의 따뜻한 가족 사랑을 일깨워주기 위한 활동으로 천사 은하와의 첫 만남을 가졌다. 매월 둘째 주 토, 일요일마다 은하를 집으로 데리고 와 온가족과 함께 지내게 된 것이다.
우리 가족은 천사 은하를 위해 따뜻한 마음의 손길을 내밀었다. 내 친아들보다 더 큰 관심과 정성을 쏟았다. 천사가 앞으로 자라면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천사와 만날 때마다 버스, 지하철 타는 법을 알려주고, 마트에서 물건을 산 뒤 돈을 지불하고 계산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이웃 어른들을 만나면 귀염둥이 막내딸로 소개를 했다. 이웃주민들은 “엄마와 똑같이 닮은 예쁜 막내딸을 언제 낳았느냐?”며 샘이 난 목소리로 부러워하기도 했다. “나중에 커서 시집보낼 때 냉장고를 선물로 사주겠다.”는 이웃도 있어서 한바탕 웃음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깜찍이 은하는 성격이 활발해서 오빠들과도 잘 어울리고 식구들과도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천사같이 환한 얼굴과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엄마를 바라보는 귀요미를 볼 때마다 애틋한 사랑을 느꼈다. 어린천사의 머리를 예쁘게 묶어주고 목욕을 시켜주면서 또 다른 행복함을 만끽하기도 했다.
아들만 둘이라서 재롱이란 걸 모르고 살다가 어리광을 피우는 천사를 만남으로써 또 다른 즐거움과 행복함으로 감사의 마음을 지니게 됐다.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가슴으로 낳은 귀염둥이 막내딸 은하와 함께 가는 세상이 아름답게 보였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이토록 애틋하게 가슴에 새겨질 줄 몰랐다. 처음엔 봉사활동으로 만났지만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끊을 수 없는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을 맺게 됐다. “팔자에 아들만 있는 줄 알았더니 그나마 딸이 생겨서 다행이구먼. 요즘엔 딸이 있어야 비행기를 탄다고 하더라!”며 할머니도 귀염둥이 천사를 친손녀처럼 예뻐하며 사랑을 보내주신다. 아빠는 귀요미의 재롱을 보면서 친딸을 갖고 싶다는 소리가 쏙 들어갔다. 은하가 집으로 오는 날이면 은하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들고 일찍 귀가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은하가 시집갈 땐 내가 신부 아버지로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가야지!”라며 막내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벌써부터 부푼 꿈에 젖어 산다.
낯선 환경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 가족은 귀염둥이 천사와 함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행’을 떠나곤 했다. 무주리조트와 경주 불국사 등에서 가족과 함께 2박 3일, 1박 2일을 보내며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명절 때면 한복을 곱게 입고 세배를 드리며 전통놀이도 즐겼다. 연말이면 산타가 되어 귀요미에게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아빠의 발에 점이 있다고 외치는 천사와 함께 삼각형으로 발모양을 만들어 보았다. 가족으로서 끈끈한 애정을 전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아들들과는 해보지 못한 추억의 앨범을 펼치며 더없는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어린 천사의 가슴에 포근한 사랑을 심어주고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해주는 부모로서 신뢰감을 쌓을 수 있게 만들어주기 위함이었다.
천사와 함께 아인스월드에서 세계의 유명한 건축물 모형들을 관람하고, 쥬쥬 동물원에 들러 커다란 비단뱀을 만져보며 동물들과 교감을 나눠보는 추억도 만들었다. 인천대공원에 들러서 겨울에는 눈썰매 타기로 신바람 나게 즐기고 여름에는 물 썰매 타기로 재미를 더하곤 했다. 불꽃축제에도 동참해 멋진 밤하늘의 보석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던 순간들을 추억의 앨범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양평 고로쇠 축제, 도당산 장미공원축제, 벚꽃축제, 진달래축제, 튤립축제 등 다양한 꽃 축제를 찾아다니고, 영화도 관람하며 귀요미와 잔잔한 사랑을 나눴다. 배를 타고 영종도 나들이를 가던 중 갈매기에게 먹이를 나눠주며 짜릿한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귀염둥이 천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기죽지 않고 비장애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멋진 인생을 살아가도록 희망의 날개짓을 활짝 펼쳐주려고 노력했다.
혜림원 33주년 창립기념식에서 33명의 고마운 인사로 초청받아 은하와 함께 케익 만들기 체험도 했다. 깜찍이 천사와 함께 만든 케익을 앞에 두고 온 가족이 모여서 기도를 올렸다.
“은하와 함께하는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변함없는 사랑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부모와 자식으로서 영원한 사랑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노래를 좋아해서 ‘꿈이 가수’라는 귀염둥이 천사가 어느덧 고교 2학년인 18세 숙녀가 됐다. 은하는 학교에서 장애인 뮤지컬 공연 행사를 펼칠 때마다 주역을 맡기도 했다. 인기가수 ‘카라’를 좋아하는 은하는 “스무살이 되면 시집가고 싶어요. 내 결혼식에 엄마, 아빠가 꽃다발을 들고 와서 축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예쁜 아기를 낳아서 기르고 싶어요. 요즘 혜림학교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있어요. 열심히 노래하고 연습해서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그래 은하야! 푸른 꿈과 희망을 갖고 자라줘서 고맙다. 너의 결혼식 때는 친정엄마로서 장롱과 꽃다발을 선물로 준비해서 축하해줄게!” 뮤지컬 공연을 마친 후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환하게 미소 짓는 은하의 모습이 천사처럼 예쁘게 보였다. 가슴으로 낳은 막내딸 은하와 함께 가는 세상이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