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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돌아본 광복 70년

조우옥 2015. 7. 11. 07:17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돌아본 광복 70년

[광복 70주년 기획 ⑨] 대한민국역사박물관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 특별전

광복 이후 대한민국에 찾아온 여러 사건들. 아마 책이나 수업 등을 통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의 이 역사를 지식으로 받아들이고 외웠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를 준비했다. 이번 특별전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는 70가지 이야기라는 테마를 통해 우리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대한민국 70년의 세월을 인물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 70년의 세월을 인물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귀국선과 피난열차’라는 주제로 광복과 함께 해외에 체류하던 국민들이 조국으로 돌아와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는 모습, 6·25전쟁의 시련을 겪었던 모습을 보여준다. 2부는 전쟁과 가난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갔던 이야기, 민주주의를 바로잡기 위해 희생했던 사연을 ‘일터에서 거리에서’라는 주제로 들려준다. 3부는 ‘인생극장: 우리 시대 사람들, 그리고…’라는 테마로 1990년대 이후 IMF 위기를 극복하고 열정을 다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대한민국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성하 학예연구관은 “기존에는 역사라고 하면 4·19혁명, 민주화 등 정의된 역사를 말했었는데, 이번 전시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IMF 위기라 한다면 굳이 그 IMF를 언급하지 않고 그 당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IMF 위기라는 역사를 보여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1부에서 인상깊었던 건 6·25전쟁과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였다. 긴박한 전쟁 상황에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구두닦이를 한 황인덕 씨의 이야기와 종군기자로 활약한 문제안 씨 등 같은 시간에 같은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황인덕 씨의 이야기가 가장 좋았는데,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한 구두닦이의 삶을 통해 6·25전쟁을 바라본다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고 지난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구두닦이통은 그 때의 절박함이 느껴질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었다. 6·25전쟁을 겪지 못한 세대에게 ‘가족애’를 통해 공감하도록 한 점이 좋았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이 담긴 황인덕 씨의 구두닦이통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이 담긴 황인덕 씨의 구두닦이통.


2부에서는 조봉래 씨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처음 실시된 1993년, 막내아들의 입시를 위해 상경한 이야기였다. 당시 건국대학교에서 시험을 보게된 막내아들과 서울에 올라왔는데 뒤늦게 수험표를 놓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수능이 처음 도입돼 수험생과 학부모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4년 전 수능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 역시 난생 처음 겪는 수능이라는 큰 시험 앞에서 긴장하고 당황했다. 수능이라는 같은 경험을 공유해서인지 당시 조봉래 씨와 막내아들의 감정이 느껴졌다.

 

4·19혁명에 참가한 학생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필자는 ‘4·18 고려대학생 피습 사건’을 기념한 구국대장정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래서 4·19혁명 당시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고 4·19혁명 속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사람들의 큰 결단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당시 대학생들 나이가 딱 지금 필자의 나이여서 마음에 더 와닿았다.

휴대폰의 변천사
휴대폰의 변천사

 

3부는 바로 지금 우리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다.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휴대폰의 변천사’이다. 휴대폰 변천사를 보고 있노라니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아버지가 가지고 계셨던 휴대폰부터, 처음 ‘카메라폰’이 나왔을 때 너무 신기했던 기억, ‘슬라이드폰’이 나왔을 때의 충격, 그리고 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폰까지.

잠시 멈춰 기억을 떠올리다가 웃음이 나온 건 기술의 발달에 대한 경이로움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어느새 한 세월의 이야기가 되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휴대폰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모든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7월 6일 기준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238분 중 48분이 살아계신다.
2015년 7월 6일 기준,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 238분 중 48분이 살아계신다.

 

기획 의도에 걸맞게 전시실 어느 곳에서도 어려운 역사에 대한 개념 설명은 없었다. 다만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었고 그것에 대한 공감만이 뒤따랐다. 그 공감을 통해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 기존의 박물관 전시와는 완전히 달랐다.

전시를 관람한 한용주(대학생, 24) 씨는 “아직 20대라 그 70년의 역사를 완전히 공감했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우리 할아버지·할머니·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큰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를 ‘배웠다’는 표현보다 ‘공감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전시였다.”라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방문할 수 있다(약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홈페이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방문할 수 있다.(출처=대한민국역사박물관 홈페이지)

 

그동안 역사를 배울 때는 사건을 중심으로 그 사건이 그 시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중점적으로 배웠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사람을 통해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도 언젠가는 역사를 대변하는 하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또 지난 70년간 우리가 아직 완결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풀어야 할 것이다.

올해는 광복 70주년과 함께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해이기도 하다. 우리가 앞으로 써나갈 이야기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모습이 적히길 기대해본다.

 

이번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전시는 9월 29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98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특히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 개관을 실시한다.



김윤섭
정책기자단|김윤섭kys0437@korea.ac.kr
좋은 정책을 좋은 기사로 소개하겠습니다.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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