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복지카드 여러 장 꺼낼 필요 없다! ‘장애인통합복지카드’

조우옥 2015. 4. 21. 23:11

복지카드 여러 장 꺼낼 필요 없다! ‘장애인통합복지카드’

[4월 20일 ‘장애인의 날’ ②] 고속도로에서 통합복지카드 한 장이면 통행료 할인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할 때 할인을 받으려면 장애인복지카드와 고속도로통행료 할인카드를 함께 제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통합복지카드를 발급받고나니 훨씬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김 모(21, 지체장애 2급) 씨는 올해로 2년째 대전에서 공주시에 위치한 대학교까지 매일같이 자가용을 이용해 통학하고 있다. 그는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할인을 받기 위해 할인카드를 찾다가 정차 시간이 길어져 뒤차로 부터 경적과 상향등 세례를 받았던 경험을 떠올렸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운전자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할인받을 때 고속도로통행료 할인카드와 장애인복지카드 등을 동시에 제출함에 따라 통과시간을 지연시키고, 안전운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여러 장의 카드를 한 장으로 묶은 ‘장애인 통합복지카드’를 읍면동 주민센터를 통해 발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운전자가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을 받고자 할 때 여러 장의 할인카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통과시간 지연과, 안전운전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지난 12월 24일 부터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장애인 통합복지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장애인 통합복지카드는 기존에 장애인 신분증 역할을 하던 ‘장애인 복지카드’와, ‘장애인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카드’, ‘선·후불 하이패스 카드’, ‘신용·직불카드’ 및 ‘장애인 무임 교통카드’를 하나의 카드로 통합한 것으로, 장애인 운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통합복지카드는 A형과 B형으로 나뉜다. A형은 ‘신용·직불 결제 기능’이 없고 ‘충전식 하이패스 기능’이 탑재된 카드로, 발급을 받으려면 4천 원의 발급 비용을 내야한다. B형은 ‘신용·직불 결제 기능’과 ‘후불 하이패스 기능’이 탑재된 카드로 발급비용은 없다.

통합복지카드는 보건복지부가 한국도로공사, 신한카드, 한국스마트카드사 등 관계기관들과의 장기간 협의와 기관 간 카드 발급정보의 상호 연계를 위한 전산망 개발에 예산을 투입해 탄생했지만, 출시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통합복지카드 발급률은 전체 발급 대상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합복지카드’ 출시 전, 기존 고속도로 할인카드(상단)와, 장애인 복지카드(하단)의 모습.
통합복지카드 출시 전 고속도로 할인카드(상단)와, 장애인 복지카드(하단) 모습. 장애인 운전자들은 차량을 운전할 때, 복지카드와 고속도로 할인카드 등을 모두 소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발급률이 저조한 이유는 통합복지카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카드신청 자격이 자가 차량을 소유한 ‘장애인 운전자’에게만 한정된다는 점, 그리고 일부 장애인들의 경우 통합복지카드 발급을 꺼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대학에서 장애학생 복지를 담당하는 행정부서의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번 취재에 나서기 전 대학 학생부서 담당자와 자가 차량을 소유한 장애인 학생들에게 장애인 통합복지카드 출시 사실을 알고 있는지 설문을 해봤다. 설문 결과, 통합카드 출시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이 거의 없었고, 담당 교직원조차도 “상위부서와 관계기관에서 공문 혹은 홍보 협조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합복지카드’는 ‘장애인 복지카드’와, ‘장애인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카드’, ‘선/후불 하이패스 카드’, ‘신용/직불카드’ 및 ‘장애인 무임 교통카드’를 하나의 카드로 통합한 것으로 장애인 자동차 표지를 발급 받은 장애인 운전자만 신청할 수 있다.
통합복지카드는 ‘장애인 복지카드’와, ‘장애인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카드’, ‘선/후불 하이패스 카드’, ‘신용·직불카드’ 및 ‘장애인 무임 교통카드’를 하나의 카드로 통합한 것으로 장애인 자동차 표지를 발급받은 장애인 운전자만 신청할 수 있다.

한 학생은 “이렇게 좋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런 사실을 몰랐다.”면서, “오늘 당장 주민센터에 가서 통합카드 발급 신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주시 신관동 주민센터 문창희 주무관은 “한국도로공사에서 기존 고속도로 할인카드 발급을 받았던 장애인들에게 안내 우편물을 발송한 것으로 안다. 카드 발급 신청을 하는 민원인들이 대부분 그 안내문을 들고 오신다.”며, “민원인이 장애인 차량 변경등록 등의 사유로 주민센터에 방문했을 때, 통합카드를 발급 받을 것을 권유해도 기존 카드 유효기간이 도래할 때까지는 계속 사용하겠다고 거절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출시된 A형 ‘장애인 통합복지카드’ (신용/직불 결제기능 미탑재) 앞면의 모습. A형 통합카드는 발급비 3천 원을 지불해야 발급 받을 수 있다.
새롭게 출시된 A형 ‘장애인 통합복지카드’(신용·직불 결제기능 미탑재) 앞면. A형 통합카드는 발급비 4천 원을 지불해야 발급받을 수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통합카드 출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주민센터에서 발급을 권유받고도 통합카드를 발급받지 않고 있는 이들은 몇 가지 아쉬운 점을 털어놨다.

 

이 모(40, 지체장애 1급) 씨는 “몸이 많이 불편하다보니 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할 정도로 장거리 운전을 하지 않는다.”며, “통합카드를 발급받아도 활용 빈도가 낮을 것 같아서, 기존 카드 유효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원래 가지고 있던 카드를 사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모(38, 지체장애 3급) 씨는 “통합카드 출시 전에 카드사를 통해 발급비 1만 원을 지불하고 별도의 하이패스 카드를 이용하고 있었다.”며, “통합카드를 발급 받으려고 주민센터에 방문했더니, 발급비 4천 원을 내야 새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비용이 부담돼 발급 권유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새로 출시된 A형 ‘장애인 통합복지카드’ (신용/직불 결제기능 미탑재) 뒷면의 모습.
새롭게 출시된 A형 ‘장애인 통합복지카드’(신용·직불 결제기능 미탑재) 뒷면.

 

한 모(35, 지체장애 3급) 씨는 “장애인이 고속도로에서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하려면 장애인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야 한다. 전용 단말기가 없으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장애인 전용 하이패스 단말기가 20만 원 상당으로 비교적 고가여서 장애인 대부분은 하이패스를 이용하지 않고 요금소에 정차해서 정산원에게 본인 확인 후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 장애인 하이패스 단말기 구입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는 전라남도처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구입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장애인 운전자들에게 통합카드는 별로 쓸모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복지카드의 타인 대여 등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해 신규 통합카드 수령과 동시에 기존 복지카드와 고속도로 할인카드를 회수하고 있다는 점도 장애인 운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행여 통합카드를 분실하면 재발급 받기 전까지는 모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 전용 하이패스 단말기의 모습. 장애인 본인 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문인식 장치가 부착되어 있어서 일반 단말기보다 비교적 고가인 약 20만원 상당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다. (출처=휴먼케어)
장애인 전용 하이패스 단말기의 모습이다. 장애인 본인 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문인식 장치가 부착돼 있어서 일반 단말기보다 가격이 비싸다. 전용 단말기는 약 20만 원 상당의 비용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다. (출처=휴먼케어)

이 밖에도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지체장애 1~3급)이 카드 발급 신청과 카드 수령을 위해 동 주민센터에 두 차례나 방문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는데, 이에 대해 공주시 신관동 주민센터 문창희 주무관은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통합카드를 중증장애인 운전자에게 등기우편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공주시의 경우는 장애인이 가족에게 카드 수령을 위임하면 가족관계를 증명한 후 대리 수령도 가능하도록 하는 등 융통성 있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카드를 발급 받아간 민원인 대부분은 ‘왜 이제야 이런 좋은 정책이 탄생했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지적한 몇 가지 아쉬운 점들만 개선해 나간다면 통합카드의 유용성이 훨씬 높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통합복지카드의 발급 절차 및 구비 서류는 위의 사진과 같다.
통합복지카드의 발급 절차 및 구비 서류

정부의 국정기조인 ‘국민행복’과 맞물려 탄생한 장애인 통합복지카드는 장애인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카드가 여러 장으로 나뉘어져 있던 것을 한 장의 카드로 발급함에 따라 장애인 운전자들의 불편을 없앴음은 물론, 여러 카드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절약할 수 있어 재정 부담도 줄이고 자원도 절약할 수 있다.

통합카드 발급 개시로 기존 복지카드와 고속도로 할인카드의 신규 발급과 재발급이 중단된 상태여서 앞으로 통합복지카드 발급률은 꾸준히 높아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보건복지부는 시중에 발급되고 있는 20여 개의 공공카드(국가유공자카드, 내고장사랑카드 등)를 한 장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 통합복지카드는 장애인 운전자가 신분증 및 장애인 자동차 표지(전산으로 조회)를 지참해 거주지 인근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하면 발급 받을 수 있다. 신용·체크 결제기능과, 후불하이패스 기능이 있는 ‘B타입’ 카드를 발급 받고자 할 경우에는 시중은행 통장 사본(체크카드 선택 시 우체국, 신한은행 계좌만 가능)을 추가로 지참해야 한다. 통합카드는 약 1개월 뒤 신청한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수령할 수 있다.

이영롱
정책기자단|이영롱press@tartarus.kr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정책을 통해 감동을 전하며, 정론직필의 사명감으로 '보거나 듣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글을 쓰지 않겠습니다.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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