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청춘예찬

[스크랩] 사회복무요원의 재능기부 봉사활동이 터키 난민촌까지...

조우옥 2015. 8. 24. 17:20

 

<▲ 터키 난민촌 텐트 안에서 만난 가정>
 

유난히 더운 여름을 보내는 올해는 광복 70주년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아직도 휴전 중인 우리나라지만 1945년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그날을 축하하고 영원히 빛날 우리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광복 7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와 노래가 전국 곳곳에서 울려 퍼진 8월입니다.
 

삼복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던 날.. 아주 특별한 사회복무요원을 만나고 왔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터키 난민촌에서 본인의 휴가 기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온 한기돈 군 우리의 든든한 나눔천사 사회​복무요원입니다.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마저 더욱 뜨겁게 느껴지던 8월의 끝자락​..

가슴 따뜻한 한 군을 만나러 가는 한낮은 한마디로 불볕 그 자체였습니다.  

 

따스한 손길을 가진 그대, 기돈 사회복무요원

 

기존 공익근무요원이 공공기관에서 단순한 업무를 보조했던 것과 달리, 복지관, 보건소, 지역 아동센터와 같은 사회복지시설에 더욱 많이 배치되어 복지 분야 업무를 보조하는 사회복무요원20세에 달한 대한민국의 남자들 중 사회활동 가능한 모든 사람이면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현역 복무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복무하도록 정한 제도입니다. 

 

<▲ 한 군이 복무하고 있는 대전시 서구 월평동에 자리한 한밭종합사회복지관>

  

시리아에 내전이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이 난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터키 땅의 난민들을 위해 봉사를 하러 갔다 온 한기돈 군을 만난 건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선 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동 한밭종합사회복지관에서였습니다.

<▲ 한밭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복무 중인 한기돈 사회복무요원​>

 

투철한 봉사 정신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이 자자한 "든든한 나눔천사" 한기돈 군은

황금 같은 20대의 청춘에게 주어진 아주 중요한 이 시간을 남들과 똑같은 패턴을 따라하기 보다는 남들이 경험하지 않는 새로운 경험들과 배우지 않는 것들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시리아로 가서 아랍어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어학연수나 워킹홀리데이를 가듯이 시리아에 가서 아랍어 공부를 했다는 한 군은 사실 봉사는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고​ 겸손해하는 모습에서 그의 성격을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요. 

 

<▲ 텐트촌 안에 임시병원을 차리자 아이들이 몰려드는 모습>

 

 

한 군을 만나러 가기 전 궁금했던 몇 가지를 물었습니다.

 

Q : 어떻게 시리아까지 갈 생각을 했나요?

A : 예전에 시리아에 단기로 아랍어를 배우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시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하고 우리 한국을 사랑하는지를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 최근 UNHCR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현재 시리아 주변국 중에 시리아 난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터키였어요. 약 180만 명 정도,

현지에서는 거의 200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그곳의 난민들을

보살피는 손길들이 부족한 것 같아 가게 되었습니다.

Q : 터키 난민촌에서 어떤 봉사를 했나요?

A : 그곳에서 의료봉사팀과 함께 봉사했는데 의사분들이 진찰하거나 약사들이

약에 대해 설명을 할 때, 제가 아랍어를 통역하여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 환자들을 받을 때 워낙 사람들이 많다 보니 번호표를 나누어주고

그 번호대로 사람들을 받는 일도 했습니다.

 

 <▲ 텐트촌 안에 임시병원을 차리자 아이들이 몰려드는 모습> 

 

대학교 졸업 후 학사장교로 복무하고 싶었다는 한기돈 군은 대학을 다니던 중 무릎에 물이 차서 입원하게 되었고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되었는데, 소집해제 후에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공한 부분을 더 살려 공부한 후, 시리아 난민처럼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돕고 싶다며 "앞으로는 지구촌 시대니까요!" 하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 난민촌 텐트 안에서 만난 아이와 손을 잡고 있는 한기돈 군>

 

Q : 터키 난민촌 봉사를 다녀온 후 느낀 점은?

 

A : 우리나라는 60년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 대국으로 다른 나라를 경제적으로 원조해줄 수 있는

세계의 유일무이한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저는 이렇게 우리나라가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민족의 포기하지 않는 집념도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집념을 일제 강점기부터 6.25 사변을

겪으면서까지 계속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 스스로가 잘 견뎌낸 부분도 많지만,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그러한 사랑에 빚진 나라기에 과거 우리나라 60년 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전쟁 난민들을 돕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정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2년의 기간 동안 우리 한국의 모습이었던 전쟁 난민들을 보살피는 것은

제가 나라를 사랑하는 한 방법이자 국위선양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한국이 이제는 세계 가운데에 평화를 전하는 사람들이 되어

의료봉사를 함으로써, 비록 평화유지군이 되어 그 땅의 평화에 이바지하지는 못했지만

또 다른 방법으로 전쟁으로 상한 그들의 마음 가운데에 큰 소망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 한밭종합사회복지관은 따스한 가족 같은 분위기다. 한기돈 군(왼쪽), 김영남 팀장(오른쪽)>

 

특별한 사연이 있어서 한밭종합사회복지관을 복무기관으로 선택한 건 아니지만, 매일 아침 창문 등을 열고 간단한 청소를 한 후, 화장실 수건을 새것으로 교환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들을 위해 도시락 배달도 하지만, 주로 한 군이 맡은 업무는 사회복지사 분들의 업무 중 행정지원 분야의 일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면지 정리, 팩스 온 문서 정리, 문서 파쇄와 같은 일들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는 한 군은 퇴근 할 때는 꼭 문단속을 한 후 퇴근 한다고 합니다.

 

유난히 기독교 신앙심이 깊은 한 군은 복지관의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내 부모님의 미래라는 생각을 하며, 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고, 바로 이분들이 내 부모님이며 나의 미래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하게 된다는 한 군은 지금은 비록 젊지만, 이 청춘의 소중한 시간을 나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서만 쓰지 않겠다고 다부지게 말합니다.  

 

<​▲ 사회복무요원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권 팀장이 한 군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Q : 현역으로 복무한 친구들을 만났을 때,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A: 현역과 사회복무요원 두 위치 각각의 고유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가치를 인식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현역은 국민과 나라를 위해, 군대라는

곳에서 집단생활을 하며 충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 자신만의 자부심을 가지는 게 당연하구요.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의 일이 정말 나라를 위해 보탬이 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회복무요원 또한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복무요원이 전심을 다해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일할 때

누구보다도 국민들이 그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맡은 일에 충성을 다할 때, 국민들은 우리들의

헌신을 보고 더 행복해할 거예요. 이렇게 국민들이 피부로 와 닿는 위치에서 그들의 행복을

위해서 일하는 우리 사회복무요원들인데 현역보다 자부심을 덜 느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사회적 분위기가 사회복무요원으로서 군 복무를 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일이 정말 나라를 위해 보탬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보지 않아서 그렇지,

정말 사회복무요원들이 현역들과 같은 마음에서 진심으로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한다면

우리 사회복무요원들도 자신의 가치를 이 사회 안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Q :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A: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2년은 정말 중요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그 시간을 인식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정말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현역들보다 집에서 출퇴근하기에 여가 시간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더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있고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의 유익뿐 아니라

평소에 나의 생활권 내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회와 접촉하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는 2년이 나라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기쁨으로 일할 때, 의미없이 지나가는
2년의 시간이 아니라, 나라도 살리고, 내 자신도 살릴 수 있는
귀한 2년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돈 군을 만나고 돌아 오는 길...

레몬 한조각을 입에 문것 같은 상큼한 느낌과 함께 살갗에 닿는 바람이 조금은 서늘해짐을 느끼며 성큼 다가온 가을이 반가웠던 여름 한낮의 신선한 선물이었습니다.

 

 




 

  

< 취재: 청춘예찬 어머니기자  손미경 > 

 

출처 : 청춘예찬
글쓴이 : 굳건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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