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정부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건가요?”

조우옥 2015. 5. 6. 19:02

“정부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건가요?”

[정부 3.0 체험마당 ‘속속들이’ 체험하기 ②] 정부 3.0과 친해지기

이번 주말에 뭐해?”
, 정부랑 놀러가!”

정부랑 논다는 말은 참 어색하게 들린다. 매일 뉴스에서 보는 정부는 상당히 거창하고 중요한 일을 하는 것 처럼 보일 뿐 우리와 놀아줄 만큼 쉬워보이지도, 한가해 보이지도 않는다. 함께 하기에는 너무 먼 정부. 그래서 정부가 국민과 정부의 연결고리를 준비했다. ‘정부 3.0 체험마당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알던 딱딱한 정부가 아닌 잘 노는 정부를 만날 수 있었다.

(왼쪽)학생들이 조별로 ‘통계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오른쪽)학생들이 만든 보고서
(왼쪽) 정부3.0 체험마당 ‘통계야 놀자!’ 부스에서 학생들이 조별로 ‘통계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오른쪽)학생들이 만든 보고서

 

430일부터 5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부3.0체험마당이 진행됐다. ‘서비스 정부’, ‘유능한 정부’, ‘투명한 정부라는 테마별 정부 3.0 테마관’을 중심으로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정부3.0의 성과를 사례별로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다. 필자는 52일 토요일 주말 나들이 차 가벼운 마음으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마침 52일의 관람 테마도 정부 3.0과 친해지기였다.

‘친해지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첫 행사는 통계야 놀자! 생각의 힘 길러주는 고래밥 통계 만들기였다. ‘고래밥과 통계가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겠지만 행사를 지켜보니 금세 궁금증이 풀렸다. 통계청이 주관한 이 행사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과자 고래밥을 통해서 통계란 무엇인지 알아보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다.

고래밥 안에 제일 많이 들어있는 생물이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과자 이름이 고래밥이니 고래가 가장 많을 것”이라며 직접 고래밥 한 봉지에 든 생물들의 개수를 셌다. “50마리일 때 불가사리가 10마리였어요. 그럼 전체가 100마리라면 불가사리는 몇 마리예요?” 아이들은 조별로 직접 세본 고래밥 생물들을 토대로 백분율구하는 법 등 각종 통계지식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통계야 놀자! 생각의 힘 길러주는 고래밥 통계 만들기’에 참여한 홍유태(12), 이영준(12) 학생
‘통계야 놀자! 생각의 힘 길러주는 고래밥 통계 만들기’에 참여한 홍유태(12), 이영준(12) 학생

같은 학교 친구들과 체험에 참여한 서울 신석초등학교 5학년 이영준 군은 처음엔 고래밥에 생물들이 몇 마리가 들어있는지 의문었는데 직접 세어보니 불가사리가 가장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통계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마약탐지견 시연 및 체험’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 마약탐지견들이 수하물들 사이로 작은 마약까지 찾아내는 영상에 호기심을 느깐 참가객들이 무대 앞 객석으로 몰려들었다. 영상에서는 마약탐지견이 훈련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마약탐지견들이 마약을 찾으면 더미라는 놀잇감을 주는데, 마약탐지견은 주인과 놀고 싶어서 마약을 찾아낸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마약탐지견이 미리 마약을 주머니에 숨겨둔 남성 체험자 앞에 앉았다.
마약탐지견이 용케도 미리 마약을 주머니에 숨겨둔 남성 체험자를 찾아냈다.

영상과 간단한 설명이 끝나자 실제 마약탐지견이 등장했다. 즉석에서 10명의 체험자를 뽑겠다는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수십 명이 앞으로 달려갈 정도로 마약탐지견의 인기는 대단했다. 마약탐지견은 역시나 사람들 틈에서 작은 마약을 숨기고 있는 사람을 금세 찾아냈고,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쏟아졌다.

 

경찰의장대의 공연도 진행됐다. 멋진 경찰 제복을 입고 총을 든 경찰 행렬이 무대에 등장할 때는 이미 거의 모든 객석이 꽉 찬 상태였다.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뒤에 서서 공연을 관람했다. 우렁찬 구령과 함께 총을 이용한 절도 있는 퍼포먼스가 이어지는 도중 갑자기 앙증맞은 포돌이포순이가 무대 위로 등장해 경찰 의장대에 선글라스를 하나씩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경찰 의경대의 공연. 싸이 ‘젠틀맨’에 맞춰 댄스를 섞은 흥겨운 공연이었다.
경찰 의경대의 공연. 싸이 ‘젠틀맨’에 맞춰 댄스를 섞은 흥겨운 공연이었다.

 

알랑가 몰라~” 싸이의 젠틀맨’의 신나는 리듬에 맞춰 무대에서는 선글라스를 쓴 경찰들이 시원한 무대를 선보였다. 경찰의장대의 공연이라고 해서 뭔가 웅장하고, 무거운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필자의 예상과는 달리 무대는 여느 공연 못지않게 흥겨웠다. 대열을 갖춰 움직이는 경찰의장대의 정돈된 스텝에 약간의 안무가 섞인 무대가 흥겨운 음악과 어울려 어깨춤이 절로 날 정도였다.

객석에서 말춤을 따라 춰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의장대의 공연이 아니라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열정적인 퍼포먼스였다. 그동안 경찰이라고 하면 멋있기는 하지만 왠지 무섭고 딱딱한’ 이미지였는데, 무대를 보고난디 멋있고 듬직하고 재치있는이미지로 생각이 완전히 뒤바꼈다.

학생들이 ‘과학수사 체험교실’에서 ‘범죄현장에 숨어있는 인체 분비물 찾기’ 체험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과학수사 체험교실’에서 ‘범죄현장에 숨어있는 인체 분비물 찾기’ 체험을 하고 있다.

 

경찰의장대의 화려한 무대가 끝난 뒤 오후 2시부터는 과학수사 체험교실이 이어졌다. 어린 학생들이 직접 하얀 실험가운을 입고 진지하게 실험에 참여했다. 범죄 사건이 일어났을 때 범인을 찾는 과정에 직접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조별로 전문적인 실험도구를 갖추고 있어서 모든 학생들이 실험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한편, 무대 바로 뒤쪽에 위치한
정부3.0 체험관에서는 부대행사와 동시에 다양한 체험이 펼쳐졌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이거 우리 농산물 맞지요?’는 살림 경험이 있는 주부, 경험이 많은 노년층의 활약이 대단했다. 보리, 녹두, 당근 등 다양한 농산물들을 보고 국내산인지 아닌지 맞추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필자는 아무리 봐도 맞출 수 없는 문제들을 주부들과 어르신들을 국내산을 잘도 골라냈다.

(왼쪽)원산지 단속 홍보 트럭 앞에서 구경하고 있는 시민들, (오른쪽)‘이거 우리 농산물 맞지요?’프로그램이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
(왼쪽) 원산지 단속 홍보 트럭 앞에서 구경하고 있는 시민들, (오른쪽) 농산물의 국내산 여부를 맞추는 ‘이거 우리 농산물 맞지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

 

김재인(40,회 사원), 이다영(12, 초등학생) 모녀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묻는 질문에 딸 김재인 학생은 국가보훈처 부스의 의족체험’을 꼽기도 했다. 김재인 씨는 아이들 대상 행사인 줄 알고 왔는데 어른들도 꼭 와서 봐야 할 행사네요. 쉽고 재미있게 정부의 다양한 정책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어요.”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방위사업청 부스, 환경부의 화학사고 현장 측정·분석 체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인바디 측정 결과로 상담을 진행
(왼쪽부터 시계방향) 방위사업청 부스, 환경부의 화학사고 현장 측정·분석 체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인바디 측정체험.

 

필자의 정부3.0체험마당주말 나들이는 ‘10점 만점에 10이었다. 이전에 알던 딱딱한 정부는 온 데 간 데 없고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재미있는 정부가 눈 앞에 있었다. 남녀노소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신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정부 행사라는 딱딱한 이름 대신 체험형 복합오락공간’을 떠올리게 했다.

주말 하루를 부담없이 정부랑 잘 놀다왔다.



김자현
정책기자단|김자현eternity444@naver.com
노란 가로등 같은 글을 쓰고 싶은 김자현입니다. 캄캄한 밤에 혼자 걷다 보면 가장 반가운 것이 환한 가로등입니다. 힘든 일상에서 만났을 때,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글쓴이 : 호박조우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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