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쓰레기 하나도 잘 버려야 나라가 산다

조우옥 2015. 6. 9. 15:42

쓰레기 하나도 잘 버려야 나라가 산다

쓰레기 분리수거 잘 하면 매립장 수명 10년 연장

얼마 전, 화천군청 홈페이지에 특별한 글이 하나 올라왔다. 김형곤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주민자치위원장이 쓴 글이다. 내용은 이렇다. 읍내 어느 아파트 앞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통을 한 할머니가 걸레로 닦고 계셨다는 내용이다. ‘그럴 수도 있겠거니…’ 라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화천군청 홈페이지에 올려진 게시물
화천군청 홈페이지에 올려진 게시물


아파트 단지와 시내 곳곳엔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지정돼 있다. 그중 뚜껑이 달린 1미터 남짓 높이의 플라스틱 박스가 놓여있다. 음식물 쓰레기통이다.

특징이라면 대부분 지저분하다는 거다. 뚜껑을 열면 악취도 심하다. 까만 비닐봉투에 아무렇게나 넣은 음식물도 보인다. 뚜껑을 달아 놓은 이유는 고양이나 쥐들에 의한 훼손 방지가 목적인 줄 알았다. 아닌 듯하다. 지저분함을 감추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깨끗한 음식물 스레기통. 청결하게 관리된 것이 인상적이다.
깨끗한 음식물 스레기통. 청결하게 관리된 것이 인상적이다.

 

위와 비교되는 장면이다. 우리 주변은 어떤지 관심을 갖을 일이다.
위와 비교되는 장면이다. 우리 주변은 어떤지 한번쯤 돌아 볼 일이다.


“할머님께서 별 것도 아닌 일이 알려지는 게 싫으시다고…”

주인공인 할머니를 만나고 싶었다. 김형곤 위원장을 통해 만남을 요청했지만 할머님께서 원치 않으신다고 했다. 대신 “음식물 쓰레기통이 깨끗하다면 버리는 사람들도 생각이 달라진다.”는 말씀을 전했다.

맞는 말이다. 담배 꽁초 하나 보이지 않는 깨끗한 거리에 섣불리 휴지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사람들의 공통 심리다. 내가 사는 산골마을 화천. 청결한 도시란 말을 많이 듣는다.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막 버리는 사람이 없다.

아침나절 출근길, 집게와 봉투를 들고 청소하는 어르신들을 만났다. 깨끗한 환경,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 버리는 시간, 그리고 잘 버리는 팁

화천군청 김윤지 주무관. 쓰레기 분리수거에 관한한 전문가다.
화천군청 김윤지 주무관. 쓰레기 분리수거에 관한한 전문가다.


“쓰레기 버리는 시간이 따로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통을 닦는 할머님 때문일까, 요즘 쓰레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화천군청에서 분리수거를 담당하는 김윤지 주무관에게 물어보니 이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과장이나 계장보다 깊이 있게 아는 사람은 담당자일 수 있다.

“난 출근할 때 쓰레기를 들고 나와 버리는데…”라는 말에 김 주무관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화천에서는 일몰 후부터 다음 날 새벽 5시 사이에 버려야 한다.”라고 답했다. 종량제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아무 때나 지정된 장소에 내어 놓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많은 분들이 혼돈할 수 있는 게, 아마 음식물 쓰레기일 거예요. 음식물류로 생각했는데 아닌 것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먼저 동물의 뼈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즉 족발이나 통닭을 시켜먹고 난 뒤 남겨진 뼈는 음식물이 아니라고 했다. 조개, 굴, 소라 등의 패류 껍데기와 게, 가재와 같은 갑각류 껍데기도 음식물에 해당되지 않는단다. 또 계란이나 오리알, 메추리알 껍질과 감, 복숭아, 자두 등의 과일 씨, 대파, 마늘, 미나리, 옥수수, 고추, 왕겨, 땅콩껍질, 밤, 호두, 파인애플 등의 부산물, 녹차나 커피 한약재 찌꺼기도 음식물 폐기물에 해당되지 않는다.

“재활용 쓰레기는 종이, 고철, 비닐, 플라스틱, 병, 캔, 박스 등이 있구요. 생활, 재활용, 음식물 쓰레기는 버리는 요일도 다릅니다.”

쓰레기는 크게 생활쓰레기, 재활용품, 음식물로 구분된다. 버리는 요일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인. 쓰레기봉투 색깔도 지자체별로 구분돼 때문에 가까운 읍면동사무소에 문의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대형 폐기물은 먼저 읍면동사무소에 신고 후 스티커를 부착해 지정된 장소에 내놓으면 된다.

“가연성과 불연성은 불에 타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가연성 종류는 종이, 나무, 고무, 플라스틱, 비닐류가 있고, 불연성은 연탄재, 금속, 토사류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TV, 에어컨, 냉장고와 같은 대형 폐가전제품은 콜센터에 방문수거를 의뢰하면 수수료도 면제 받을 수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로 잘못 알기 쉬운 것들 [출처-환경부]
음식물 쓰레기로 잘못 알기 쉬운 것들(출처=환경부)


‘쓰레기 잘 버리는 방법’에 대한 김 주무관 대답을 나름대로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쓰레기 잘 버리는 팁]

- 시장에 갈 때 장바구니를 꼭 챙긴다. 가져오는 비닐과 종이 등의 포장지도 쓰레기다.
-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 음식물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으로 예식장을 꼽을 수 있다. 뷔페 운영을 권장한다.
- 충동구매는 결과적으로 쓰레기 발생 원인이 된다.
- 가족들이 먹을 만큼만 조리한다. 조리할 그릇 크기에 맞추지 말고 인원수를 감안한다.
-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은 싸 달라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 수박, 참외 등의 과일 껍질은 말린 후 버려라.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
-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퇴비 만들기를 시도한다. 화분 거름으로 최고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다양한
방법이 소개돼 있다.
- 아.나.바.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 생활화.
- ‘남으면 냉장고에 넣어두면 되지.’라는 생각을 버려라. 냉장고만 신봉하다가 결국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곳은 쓰레기를 버리는 지정 장소가 아니다. 대낮에도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이곳은 쓰레기를 버리는 지정 장소가 아니다. 대낮에도 그대로 방치돼 있는 이유이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무인 카메라를 쉽게 볼 수 있다.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단속하기 위함이다. 적발에 의한 과태료 부과만이 목적은 아닌 듯하다. 버려진 쓰레기 조사를 통한 출처도 확인한다. 계고기간이 지난 지 오래지만, 아직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쓰레기 분리수거, 주민 모두 잘사는 지름길

전국 지자체에선 쓰레기 매립장을 운영한다. 공통적인 고민은 매립장 용량의 한계다. 별도 지역을 물색하지만 녹녹치 않다. 혐오시설이란 인식 때문이다. 해당 지역 주민 다수의 의견은 ‘매립장은 필요하지만, 우리 지역은 안된다’는 역설적 주장을 한다.

어느 음식물 쓰레기통. 내 주변의 일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느 음식물 쓰레기통. 내 주변의 일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심지어 주민들의 생활 보장 등 터무니없는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으론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시 단위 지자체는 심각성이 더하다. 도시 팽창은 쓰레기 발생량 증가와 직결된다. 매립장 신설 또는 증설은 필수이다. 그러나 주민 이익에 반하는 시설은 ‘무조건 반대’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정부에서 지역행복생활권 사업을 발표했다. 지역 간 이기주의 타파 및 상호 윈윈, 공동 발전이 주 목적이다. 수범 지자체엔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쓰레기 매립장 등 난제 해결을 위한 자치단체간 성숙한 시민의식, 갈등완화도 포함돼 있다.

아파트 지역은 비교적 쓰레기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아파트 지역은 비교적 쓰레기 정리가 잘 돼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생활화하면, 매립장 수명이 10년은 연장될 수 있어요”

김윤지 주무관은 불연성 또는 가연성를 구분하고, 음식물 쓰레기 등 성질에 따라 분리 배출할 때 쓰레기 매립장 사용연한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수롭지 않다고 여겼던 쓰레기 분리 배출이 결국 열악한 지자체 예산 절감은 물론 절감한 예산을 주민 복지에 투자 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광태
정책기자단|신광태naul2@naver.com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가정책을 다정다감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글쓴이 : 호박조우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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