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책기자

[스크랩] 도서관 안에 서점 생겼다!

조우옥 2015. 3. 11. 11:11

도서관 안에 서점 생겼다!

국립중앙도서관 책 파는 서점 ‘책사랑’ 문 열어…사서 추천 서적 2천여 권 비치

[서울] 토요일 이른 아침, 부모님과 함께 국립중앙도서관에 갔다. 평소와 다름없다면 도서관으로 책을 읽거나 대출하기 위해 찾았겠지만, 오늘은 책을 ‘사러’ 온 것이다.

도서관에 책을 사러 간다니, 무슨 엉뚱한 소리인가 싶겠지만 지난 3월 6일부터 국립중앙도서관에 ‘책사랑’이라는 이름의 서점이 문을 열면서 도서관에서도 책을 살 수 있게 됐다. 지난 해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에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해 국·공립 도서관 안에 지역 서점을 유치한 첫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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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안에 서점 ‘책사랑’이 문을 열었다.

도서관 서점 ‘책사랑’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에 위치해있다. 서점에 들어서자 문학, 경영, 예술, 잡지 등 다양한 분야별로 2천여 권의 책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시중 대형서점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모두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엄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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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대형서점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모두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엄선한 책이다.

기자가 방문하기 하루 전에 문을 열었기 때문에 아직은 알고 찾은 사람보다는 도서관에 왔다가 들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홍민(32) 씨 역시 그랬다.

“도서관에 책 보러 왔다가 뭔가 싶어서 들렀죠. 좋네요. 이곳 국립중앙도서관은 원래 대여가 안되는 곳이지만, 다른 도서관 같은 경우 책을 빌리러 갔다가 마음에 드는 경우 아예 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있어요. 원하는 책이 모두 대출되고 없는 경우도 있고요. 그럴 때는 시중 서점까지 따로 사러 나가야하기 때문에 귀찮죠. 그런데 이렇게 도서관 안에 서점이 있으면, 사고 싶은 책을 바로 살 수 있으니까 아주 좋죠.”라며 “서점 내 도서검색기가 얼른 설치되면 더욱 편리하겠다.”는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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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에서 사고 싶은 책을 들어 펼쳐보이고 있는 홍민(32) 씨

사서들이 직접 추천한 ‘이달의 책’에서부터 국립중앙도서관의 이미지를 살린 ‘문화상품’까지 서점 한 편에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 이 달의 책’ 코너가 마련돼 있었는데, 분야별·연령별 추천된 책들이 놓여 있었다. 어떤 책을 살까 망설이다가 ‘책사랑지기’ 김성열 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제 막 문을 연 곳이라서 책 정리에 바쁘신 중에도 고등학생을 위한 책 한 권을 선뜻 권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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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추천 이달의 책

“책사랑으로 자주 놀러 오세요. 여기는 단순히 책을 읽고 사는 곳만은 아니예요. 앞으로 작가와의 만남, 인문학 강연, 작품 전시 등 지식과 문화, 이야기가 있는 융합형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할 계획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언제든지 찾아와 천천히 읽고 싶은 책도 읽고, 작가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다양한 독서 후 활동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또 어린이나 장애우, 노인 등 모든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전시를 열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할 예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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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지기’ 김성열 씨가 고등학생을 위한 책 한 권을 추천해주셨다.

책사랑 서점의 특이한 점은 또 있었다.

조선시대 여지고람도보(輿地攷覽圖譜) 등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작품들의 이미지를 살린 문화상품들도 판매를 하는데, 시중에서는 살 수 없는 것들이어서 이곳 ‘책사랑’만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책사랑지기님이 추천해주신 책과 여러 문화상품들을 구입하고 나니 서점에 들렀다기보다는 박물관 기념품점을 들렀다온 착각이 들었다.

국·공립도서관 내 지역서점 1호인 ‘책사랑’의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휴점일은 매주 둘째·넷째 화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관공서의 공휴일로 국립중앙도서관의 휴관일과 같다. 문화상품은 정가대로 판매하지만 서적은 정가의 10% 할인 혜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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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작품들의 이미지를 살린 다양한 문화상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1992년만 해도 전국에 5,371개이던 서점이 2011년엔 1,752개로 엄청나게 그 수가 줄었다.(출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 서점과의 경쟁에서 규모가 작은 동네서점이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 달에 10여 권의 책을 사보던 우리 가족도 할인율과 배송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줄곧 인터넷 서점만 이용했다.

하지만 책사랑 서점처럼 서점지기가 골라주는 책, 그 서점만의 특색있는 문화상품들이 함께하는 ‘살아있는’ 서점이라면 다른 서점도 또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주민과 함께하는 동네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 ‘사라지기’보다는 ‘변화하는’ 서점의 시작이 책사랑 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책기자 신서연(고등학생) backto1492@gmail.com

 

 

출처 : 사랑을 전달하는 천사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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